[국제]中 "교장이 학교 전기 빼돌려 암호화폐 채굴, 해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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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장이 학교 전기를 빼돌려 암호화폐를 채굴(마이닝)하다 해임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후난성 국영 라디오의 온라인 기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레이 후아 교장은 학교에 몰래 8대의 이더리움 채굴 장비를 1년간 설치, 운영했다. 이로 인한 전기요금만 1만4700위안(약 239만원)이 나왔다.

그는 지난 달 전기 도둑질이 들통나자 해임됐다.

암호화폐 채굴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에 대한 거래를 각각 분산 장부에 기록하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기록에 참여한 컴퓨터에 암호화폐를 제공한다. 높은 수준의 컴퓨팅 성능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부분 엄청난 전력을 소비하는 특수 컴퓨팅 칩에 의존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 교장은 1만위안을 들여 장비를 샀고, 작년 6월 자신의 집에서 이더리움 채굴을 시작했다. 하루에 약 21킬로와트(㎾)에 해당하는 전기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그는 전기 요금을 절약하기 위해 곧 이 장비를 자신의 학교로 옮겼고, 그 후 1년간 학교 컴퓨터실에 추가로 7대의 채굴용 컴퓨터를 추가했다.

학교 직원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전기 사용량을 이상하게 여기고, 이를 교장에게 보고했지만 그는 에어컨과 난방기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전했다.

올 1월 이 학교 교감까지 교장의 도움을 받아 장비를 구입하고, 학교 전기를 사용해 이더리움 채굴을 시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역 감독 당국이 두 사람의 암호화폐 수입을 모두 압수했지만, 정확한 액수는 확인할 수 없었다.

중국은 암호화폐 채굴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홍콩에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비트메인과 같은 세계 최대 채굴 장비 회사와 개발자의 본거지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금융혼란을 우려해 올해 초부터 암호화폐 거래와 채굴 사업을 강력 단속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중국 경찰은 600개의 비트코인 장비를 가동하기 위해 지역 송전망의 전기를 훔친 혐의로 텐진 지역 주민 6명을 체포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SCMP는 교장의 채굴 사업 수익은 별로 좋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인마켓캡 자료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장은 현재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고, 이더리움 가격은 2월 최고가에 비해 70% 넘게 하락한 약 21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