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살린 카를로스 곤 회장 검찰 체포···22일 해임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자신의 보수를 조작한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됐다. 19일(현지시각) 일본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도쿄지검 특수부는 곤 회장을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곤 회장이 자신의 보수를 자사 유가증권 보고서에 축소 기재했다는 혐의다. 이 회사의 그레그 켈리(62) 대표 이사 역시 같은 혐의로 체포됐다.

카를로스 곤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 회장.
카를로스 곤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 회장.

NHK 등에 따르면 곤 회장의 2011년 3분기부터 2015년 3분기까지 5년간의 실제 보수는 99억9800만엔이었지만 곤 회장은 자신의 보수를 49억8700만엔으로 약 50억엔을 축소해 신고했다.

곤 회장은 이밖에도 회사 자산을 개인적 용도로 무단 사용한 행위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밤 요코하마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22일 이사회를 개최, 곤 회장과 켈리 대표이사의 해임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 내부고발에 의해 곤 회장 등의 부정행위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으며 회사는 일본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곤 회장은 취임 이래 너무 많은 권한이 그에게 집중되는 바람에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곤 회장은 브라질에서 태어나 레바논에서 자란 뒤 타이어 회사 '미쉐린'에 입사, 35세에 북미 미쉐린 CEO가 됐고 1996년엔 르노에 부사장으로 영입된 이후 승승장구했다.

이후 르노가 지분을 인수한 닛산차가 도산 위기에 처하자 1999년 닛산의 업무최고책임자(COO)로 파견됐다. 곤은 대규모 희망퇴직과 자산 매각, 공장 폐쇄 등을 통한 비용 절감 등에 성공하며 닛산을 극적으로 회생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00년에는 타임지와 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CEO'에 선정됐고 2001년 닛산의 사장 겸 CEO에 올랐다.

그는 2003년 닛산 회장에 이어 2009년엔 모기업인 르노의 회장까지 겸임하게 됐다. 이후 2016년 닛산이 인수한 미쓰비시자동차의 회장도 함께 맡으면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연합) 회장이 됐다. 곤 회장의 체포 소식에 이날 유럽 증시에서 르노의 주가는 13% 안팎으로 추락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