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삼성·애플 스마트폰으로 3D 사진 찍는 시대 열린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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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애플이 내년 출시하는 전략 스마트폰에 TOF(Time-of-Flight) 방식 3D 센싱 모듈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시장이 급속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3D 센싱 기술에 쓰이는 부품 공급망이 부상하고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관련 서비스도 대중화될 전망이다.

3D 센싱은 객체의 심도 정보를 포착해 입체적으로 이미지를 인식하고 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애플이 지난해 가을 출시한 아이폰X 전면에 3D 센싱 방식 안면인식 기능을 구현해 주목받았다. 아이폰X에 탑재된 3D 센싱 모듈은 기능이 얼굴 인식 용도로 제한됐지만 내년 등장하는 3D 센싱은 AR과 VR 기능 구현이 주목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3D 센싱 구현 기술 방식이 전과 달라진다. 애플이 지난해 선보인 3D 안면인식 카메라는 구조광(SL:Structured Light) 방식이다. 도트프로젝터가 3만개 적외선 도트(점)를 얼굴에 방사한 후 적외선카메라로 빛이 얼굴 굴곡에 따라 반사되면서 나온 패턴의 변형 정도를 분석해 심도를 인식하고 이미지센서가 찍은 사진과 합성해 3D 촬영 결과를 얻는다.

반면에 TOF 방식은 비과시간법이라는 명칭 그대로 피사체를 향해 광원을 발사하고 대상으로부터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심도를 계산한 후 이미지 센서가 찍은 사진과 합성해 3D 촬영 결과를 얻는다.

SL 방식은 이미지 정확도가 높지만 피사체와 거리가 떨어질수록 인식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원거리 사물을 인식할 땐 TOF 방식이 유리하다. 부품 구성도 SL 방식 대비 간단해 양산에 유리하다.

3D 센싱 기술 방식 비교. (자료=KTB투자증권)
3D 센싱 기술 방식 비교. (자료=KTB투자증권)

3D 센싱은 특히 증강현실과 맞물려 파급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증강현실 기술은 게임, 쇼핑, 교육, 의료, 군사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될 수 있다. 사진을 3D도면으로 만들어 3D프린터로 출력하거나 3D 실내 지도를 만들고 가상으로 가구를 배치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음성 명령과 함께 발전하는 제스쳐 센싱에도 활용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글로벌 3D 센싱 시장은 소비자기기, 자동차, 산업용 기기 등으로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21억달러 규모에서 2023년 185억달러 규모로 성장하며 연평균 44%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에 3D 센싱 모듈 채택이 본격화되면 관련 부품 탑재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기술 난도가 높기 때문에 핵심 부품 생산 업체와 고난도 조립 기술력 보유 업체, 고부가 부품 검사장비 업체가 집중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X 3D 센싱 모듈 공급 경험이 있는 LG이노텍과 샤프를 비롯해 삼성전기, 파트론, 폭스콘, 오필름 등이 대표 업체로 꼽힌다. 핵심 광원인 수직공진표면발광레이저(VCSEL)을 공급원인 루멘텀과 ToF 센서를 만드는 인피니언과 소니, 특정 영역의 적외선만 투과시키는 밴드패스 필터를 만드는 옵트론텍과 카메라 모듈 검사 장비 공급 업체인 하이비젼시스템 등이 주목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애플뿐만 아니라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도 TOF 방식 3D 센싱 모듈을 탑재한 스마트폰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대량 양산과 소형화에 유리한 TOF 방식 3D 센싱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