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소득주도성장 고집?…역대 최대치로 벌어진 소득격차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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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졌다.

하위 20%의 소득이 7% 줄어들 때 상위 20% 소득은 8.8% 늘었다.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5분위 배율'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던 2007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추진한 1년 반 동안 경기는 하강 국면에 진입했고 소득분배는 더 악화됐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은 131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반면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은 8.8% 증가한 973만6000원을 기록했다.

1분위와 5분위 간 소득 격차가 벌어진 주요 원인은 '일자리'다. 고용난으로 저소득층은 대거 취업 전선에서 탈락했고, 고소득층은 취업이 늘었다.

3분기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22.6% 떨어졌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반면 5분위 가구는 11.3% 올랐다. 가구당 취업자 수는 1분위가 0.83명에서 0.69명으로 줄어든 반면 5분위는 2.00명에서 2.07명으로 늘었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1분위 가구의 취업자 감소, 고용의 질 악화가 복합 작용해 근로소득이 줄었다”고 말했다.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52배를 기록했다. 2003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3분기 기준 가장 높았던 2007년(5.52배)과 같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 소득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것이다.

소득분배 지표는 올해 계속 악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1분기 1분위 소득은 역대 최대 폭으로 줄고, 5분위는 역대 최대 폭으로 늘었다. 소득분배가 '역대 최악' 수준이다. 2분기에는 5분위 배율이 5.23배를 기록, 2008년(5.24배) 이후 같은 분기 기준 10년 만에 최고치였다.

여기에 내수 부진으로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하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국민 소득을 높여 내수를 증진, 경기를 활성화 한다는 정부 목표와 현실 간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경직된 근로시간 단축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수정·보완'을 주문했다.

OECD는 지난 21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감소를 위한 개혁이 동반돼야 한다”며 “최저임금의 큰 폭 추가인상은 고용과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점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