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수소전기차 시장 … 韓 · 獨 · 日 '삼두마차' 질주 채비

메르세데스-벤츠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방식을 채택한 수소전기차(FCEV)를 내달 출시한다. 그간 한국과 일본이 꾸려가던 글로벌 FCEV 시장에 독일까지 가세한다. 독일과 벤츠는 충전 인프라 구축, 금융 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시장 활성화 방안까지 준비한다. 성장이 더디던 FCEV 시장이 활성화될 계기로 주목된다.

메르세데스-벤츠 PHEV 기술이 적용된 중형 SUV FCEV GLC F-CELL (제공=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 PHEV 기술이 적용된 중형 SUV FCEV GLC F-CELL (제공=메르세데스-벤츠)

25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지난해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선보인 'GLC F-CELL' 양산형 모델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벤츠가 출시하는 최초 양산형 FCEV다.

벤츠는 2010년 첫 FCEV 'B클래스 F-CELL'을 선보인 바 있다. B클래스 F-CELL은 200대 정도만 한정 생산된 후 연구용이나 시범주행용으로 미국과 유럽 관련 기업 등에 공급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GLC F-CELL 양산형 모델은 수소연료 및 배터리 기술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형태로 결합한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 PHEV다. 배터리와 연료전지가 탑재하고 있어 배터리 전기로만 주행하거나 수소탱크 수소만 이용해 주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카본 파이버 수소탱크 두 개가 탑재돼 있으며, 4.4㎏ 수소로 최대 437㎞까지 주행할 수 있다. 대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해 최대 49㎞까지 주행이 가능한 추가 에너지를 제공한다.

무공해 주행은 물론 최고 출력 200마력 성능을 갖췄으며, 3분 이내 완전충전(완충)이 가능하다. 유럽연비측정방식(NEDC) 기준으로 수소 소비량은 0.34㎏/100㎞, 전력 소비량은 13.7㎾h/100㎞다.

KOTRA 독일 프랑크푸르트무역관에 따르면 이달 기준 독일 내 수소차 신규 등록 수는 약 400대. 독일에서 운영 중인 수소 충전소 수는 52개에 이른다. GLC F-CELL 시장 출시 역시 수소충전소가 이미 구축된 슈투트가르트, 뒤셀도르프, 베를린,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뮌헨, 쾰른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벤츠는 2019년 봄부터 독일 전역 7개 GLC F-CELL 매장에서 리스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벤츠는 GLC F-CELL 출시와 함께 충전 인프라도 구축한다. 모기업인 다임러는 독일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등을 수행하는 민간 출자회사 'H2모빌리티' 파트너사와 함께 수소충전소 보급 계획을 수립했다. 해당 계획에 따르면 독일 수소충전소는 내년 말 100여개소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 목표는 독일 내에 최대 400개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이다.

BMW도 토요타와 손잡고 수소전기차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단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 양산을 위해 인증부품 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다. BMW가 2006년에 내놓은 하이드로젠7은 액화 수소와 휘발유를 사용하는 듀얼 모드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한 번의 수소 충전과 주유로 총 700㎞ 주행(수소 연료 200㎞+가솔린 500㎞)이 가능하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제공=현대자동차)

이처럼 벤츠, BMW 등 업계에서는 FCEV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토요타에 따르면 글로벌 FCEV 판매량은 2015년 700대, 2016년 2000대, 2017년 3000대에 불과하다. 올해는 미라이가 1800여대가 판매됐고, 넥쏘는 300대가량 팔렸다. 현대차는 내년 넥쏘 글로벌 판매량을 3000대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그래도 연간 시장은 1만대가 안 되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완성차 시장을 주도하는 독일 업체가 FCEV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시장 볼륨이 커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인프라 구축, 모델 다양화 등으로 같이 성장해가는 와중에 주요 기술력이 앞서는 업체가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