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SK케미칼, 세계 첫 PCT 필름 개발…자동차 케이블 경량화 주도

SKC와 SK케미칼이 '폴리시클로 헥실렌 디메틸렌 테레프탈레이트(PCT)' 필름을 세계 최초 상용화했다. PCT는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일종으로, 빠르게 굳는 특성 때문에 필름으로 만들 수 없던 소재다.

SKC(대표 이완재)와 SK케미칼(대표 김철)은 PCT로 만든 고부가 필름을 세계 첫 상용화했다고 29일 밝혔다.

SK케미칼이 PCT 소재를, SKC가 이를 필름화하는 역할을 맡았다. PCT 필름은 다시 자동차 케이블로 만들어져 기아자동차의 니로 전기차에 적용됐다. 자동차 케이블 업체인 진영글로벌이 PCT 필름을 기반으로 얇고 가벼운 '플렉시블 플랫 케이블'을 만들었다.

PCT는 고온, 습기, 알칼리에 강하고 절연 성능이 뛰어난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다. 주로 자동차·전자부품용 커넥터·고내열 섬유 등에 쓰인다.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지만 빠르게 굳는 특성 때문에 그동안 필름화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SKC와 SK케미칼은 PCT 소재의 물성부터 개선해 필름 형태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PCT필름으로 만든 자동차용 케이블
PCT필름으로 만든 자동차용 케이블
기존 차량용 케이블
기존 차량용 케이블

SKC와 SK케미칼이 PCT 필름으로 자동차 케이블에 적용한 것은 경량 케이블의 핵심 소재로 경쟁력과 시장성이 주목되기 때문이다.

자동차용 케이블은 내부 열과 습기에 강해야 한다. 기존 소재로 만든 필름은 두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지 못했다. 반면에 PCT 필름은 265℃까지 견디면서 습기에도 강하다.

여기에 필름형 케이블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자동차 경량화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케이블은 여전히 구리선을 널리 쓰고 있기 때문이다.

얇고 가벼운 필름형 케이블이 구리선을 대체할 여지가 많은 데다 전기차 대중화, 편의 장비 등 차량 전자부품 증가 등으로 케이블 사용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SKC 관계자는 “고객사 제조 차량 속 케이블을 모두 필름형으로 바꾸면 PCT 필름 시장 규모는 2500억원 수준에 달한다”고 전했다.

SKC는 PCT 필름 상용화에 협력한 파트너와 함께 시장 확대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SK 케미칼과는 해외 고객사 대상 마케팅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진영글로벌과는 적용 차량과 적용 부품을 늘릴 예정이다. 회사는 필름형 케이블이 전기차 배터리 케이블 대체 소재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SKC 관계자는 “SK케미칼과 손잡고 만든 PCT 필름은 자동차 연비 개선으로 이어지는 '케이블 경량화'를 이끌어낸 핵심 소재”라며 “서스펜션용 폴리우레탄 스페셜티, 자동차 유리접합용 스페셜티 필름, 무선충전소재 등 전기차·모빌리티 소재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