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美, 담판 목전에 중국車 정조준…"관세인상 모든 수단 강구"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담판을 코앞에 두고 대타협 전망을 어둡게 하는 강수를 꺼내 들었다.

중국의 국가주도 산업정책이 "침략적이고 미국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실질적 대책으로 중국산 자동차를 정조준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인상을 시사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를 받들어 자동차에 적용하는 (양국의)관세를 똑같이 만들기 위해 가용한 수단을 모두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미국의 관세율이 27.5%인데 반해 미국산 자동차에 매기는 중국의 관세율은 40%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다른 교역 상대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율 15%와 비교할 때도 2배가 넘는다고 강조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되풀이해 지적했듯이 중국의 침략적 국가주도 산업정책은 미국 노동자들과 제조업체들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정책은 특히 자동차 관세와 관련해 지독하다"고 이번 조치 배경을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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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의 불공정 통상 관행을 이유로 벌어지진 미중 무역 전쟁의 긴장을 높일 수 있다.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 담판을 앞두고 대타협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로 해석되기도 한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지금까지 중국은 의미 있는 개혁을 위한 제안을 협상 테이블로 가져온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지난 7월 1일부터 미국산 자동차 관세를 자발적으로 25%에서 15%로 내렸다"면서 "그러나 미국이 일으킨 무역 마찰로 중국은 7월 6일부터 대다수 미국산 자동차를 관세 부과 리스트에 넣어 관세를 총 40%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미국이 무역 마찰을 야기하지 않고 관세 부과를 하지 않았다면 현재 중국의 미국산 자동차 관세는 15%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미국을 비난했다.

겅솽 대변인은 "국가 자원의 우세와 산업 경쟁력이 서로 달라 양국 경제체가 절대적으로 대등한 개방을 하기는 어렵다"면서 "양측이 상호 존중과 평등의 기초 위에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무역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인상은 실질적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은 8억8400만 달러 규모의 자동차와 경트럭을 미국에 수출했는데 이는 미국의 전체 자동차 수입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