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에너지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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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망경]에너지 데자뷔

대만 국민투표에서 탈원전 정책 폐기 결정이 내려진 후 국내에서도 에너지 정책 재검토 목소리가 높다. 쳇바퀴 돌듯 현 정부 에너지 정책 주요 이슈는 다시 '탈원전'으로 돌아왔다.

[관망경]에너지 데자뷔

정부는 국내와 상황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만 국민투표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다. 원자력계가 요구한 국민인식 공동 설문조사에 대해서도 사실상 '무대응'이다. 탈원전은 장기 사안이고 현 정부가 추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지금 정책은 '에너지전환'이라는 논리를 반복했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소통은 여전히 탈원전으로 비춰진다. 탈원전을 선언했지만 우리가 추진하진 않는다는 논리로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탈원전은 현 정부가 신규 사업을 철회하는 순간 시작됐다. 원전이 남아 있으니 탈원전이 아니라는 설명은 군색하다. 탈원전 대표 국가인 독일도 원전은 있다.

에너지, 특히 원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소통이다. 안전하고 수준 높은 기술을 보유해도 국민 소통이 전제되지 않으면 건설할 수 없다. 반대로 탈원전도 적절한 수급 대책, 재생에너지 전환 계획과 함께 소통이 뒷받침돼야 한다. 나아가 국민 합의도 끌어내야 한다.

과거 정부 에너지 정책 문제도 소통 부재에 있었다. 많은 사람이 수급불안, 환경오염, 공급과잉, 시장왜곡 우려를 제기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원자력계는 신규 계획 취소로 일감 공백 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전기요금 유지가 가능할지에도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우려는 진영 논리와 반대를 위한 반대 정도로 평가 절하된다.

에너지 정책은 정답을 찾기보다 상황에 따라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다. 답을 정해 놓고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지난 정부의 에너지 소통을 다시 생각나게 한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