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제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원팀' 성공 전략

장웅성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주력산업MD
장웅성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주력산업MD

최근 금메달을 획득한 아시안 게임 축구 경기에서 글로벌 제조업 경쟁에 통할 수 있는 한국형 작전의 희망을 보았다. 빅리거 손홍민 선수는 그라운드 중원을 장악하며 전후방 공격과 수비 라인에 자신의 경험 및 자신감을 공유, 완벽한 원 팀으로서 성공 장면을 연출했다.

과거 대표팀 경기는 승패가 한두 선수 역량에 좌우되고, 나머지 선수는 성공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이번 경기는 빅리거가 철저히 2선에서 묵묵히 희생양 역할을 수행, 완벽한 팀워크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형 원 팀 전략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의 전력 분석이 완벽하게 이뤄져야 한다. 2010년 3위이던 대한민국 제조업 경쟁력 순위는 현재 5위로 낮아졌고, 급기야 2020년에는 6위로 떨어질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도래로 전통 제조업 강국인 중국, 일본, 독일 외에 미국의 약진도 눈부시다. 제조업의 경쟁력 무게 중심이 가격과 품질에서 디지털 제조 혁신 역량과 플랫폼 경쟁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우리 제조업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 혁신 역량 양극화를 함께 해소하는 '영리하고(Smart) 빠르고(Speed) 함께(Share)'하는 3S 플랫폼 전략이 필요하다. 3S 전략은 제조업 혁신 성장이 펼쳐질 그라운드, 즉 한국형 제조 혁신 플랫폼이다.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공급자와 수요자, 혁신 주체를 연결하는 장으로써 참여자가 공통 역량을 공유한다. 생산과 유통 한계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는 산업 생태계의 혁신 시스템이 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협력 그라운드를 제공하고, 대기업을 비롯한 참여자가 공정한 팀워크로 원 팀이 되는 혁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축구의 성공 경험처럼 대기업의 핵심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아 가는 공유 가치 창출(CSV) 활동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제조업이 활용 가능한 경험과 역량은 대부분 대기업에 축적돼 있기 때문에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손홍민 선수처럼 팀 파워 효과를 끌어낼 수 있도록 혁신 역량을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중소·중견기업은 혁신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 유연한 수평 협력을 통해 생산성 효율 개선과 혁신 역량 축적 노력이 필요하다.

윌리엄 살만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성공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행 능력이라고 말했다. 즉 애자일 형태, 린 스타트업 형태로 각각의 상황에 맞도록 플랫폼을 구축하고 참여자 연결을 극대화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서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선순환 실행 전략이 필요하다. 또 이 전략은 철저히 민간 주도로 우리 제조업의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하거나 생태계 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한 시장 요구에서 추진 동인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서포팅 타워로서 다양한 정책 수단으로 이른바 그라운드 컨디션 최적화와 팀워크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러한 정부와 대·중소·중견 기업 간 노력이 모아진다면 제조 혁신 플랫폼은 대한민국 혁신 성장의 골든 솔루션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이어서 국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로운 게임 법칙이 지배하는 대전환기에 글로벌 강팀을 대적하기 위해서는 우리 역량을 모두 결집시켜도 승부 결과를 예단하기가 만만치 않다. 새파란 그라운드 중앙에 둥글게 둘러서서 한국 제조업 파이팅을 외치고, 영리하고 빠르면서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대한민국 원 팀의 희망에 찬 모습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출현하길 기대해 본다.

장웅성 산업통상자원R&D전략기획단 MD wsc1331@osp.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