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모 자생의료재단 이사장 “한의학 표준·과학화는 출발점, 첨단화 진화가 생존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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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은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가 입증된 대표 사례입니다. 이를 계기로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한 첨단화로 한의학을 통한 정밀의료 구현을 준비하겠습니다.”

박병모 자생의료재단 이사장
<박병모 자생의료재단 이사장>

박병모 자생의료재단 이사장은 최근 결정된 한방 추나요법 건강보험 적용이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화, 표준화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 신체, 보조기구를 사용해 관절, 근육, 인대 등을 조정·교정하는 수기치료기술이다. 2010년 이후 건보 적용 주장이 제기됐지만 양의계는 물론 한의계 내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박 이사장은 “추나요법은 중국, 일본, 미국 등에서도 널리 쓰이고 고서에서도 유사한 치료법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는다”면서 “추나요법 건보적용 논의만 나오면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에 휩싸였는데 임상시험을 통한 치료효과를 검증하고, 치료법을 표준화한 것이 건보적용이라는 성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자생한방병원은 현대 한방 추나요법 발원지나 다름없다. 병원 창립자인 신준식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은 1991년 대한추나의학회(현 척추신경추나학회)를 설립해 추나요법 효과 검증과 표준 치료법 개발에 힘썼다. 병원 역시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척추·관절 환자를 치료해 국내 최대 한방병원으로 성장했다.

박 이사장은 “한방 추나요법이 학문적 근거가 없다는 양·한방계 공격을 받으면서 학회와 병원이 중심이 돼 한국추나학이라는 이론서를 만들고, 임상시험으로 효과를 검증했다”면서 “한국추나학은 전국 11개 한의대학교 교육 과정에 포함됐으며, 건보적용 등으로 국민이 인정하는 치료법으로 발돋움했다”고 평가했다.

한의계는 표준화, 과학화에 사활을 건다. 한의사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구조 탓에 환자 신뢰를 크게 잃었다. 표준진료지침 등으로 치료법을 표준화하고 한의약 효과를 검증해 과학화를 추구한다.

자생한방병원도 두 개 미션에 전력을 다한다. 한 달에 한 번 전 의료진이 모여 추나요법을 포함한 여러 치료법을 교육한다. 표준화된 진료지침 전수가 목적이다. 이 교육은 100회가 넘었다. 1999년 자생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 한방 치료 효능을 임상적으로 검증한다.

박 이사장은 “100회차가 넘은 일요교육은 전국 21개 자생한방병원 의료진 300여명이 모두 모여 한방 치료법을 공유, 교육한다”면서 “최신 치료법을 공유하는 동시에 우리만의 표준치료지침을 학습시킴으로써 환자 신뢰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자생한방병원 전경
<자생한방병원 전경>

그는 한의학이 표준화, 과학화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첨단화로 진화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본다. 그 중심에는 ICT가 있다.

박 이사장은 “현대의학 패러다임인 정밀의학은 다양한 근거를 활용해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인데, 진맥을 통해 개별 맞춤형 진단, 치료법을 제시하는 한의학은 정밀의학에 가장 가깝다”면서 “한방을 통한 정밀의학 구현은 진맥을 포함한 다양한 환자 정보를 수집, 분석해야 하는데, ICT 접목이 필수”라고 말했다.

자생한방병원은 일찍부터 전자의무기록(EMR),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등을 구축했다. 100만명이 넘는 환자 정보를 나이, 시대, 성별 등으로 분석해 치료에 활용한다. 장기적으로 환자 자세, 생활습관 등 정보를 수집할 계획이다.

박 이사장은 “근골격계 질환은 평소 운동량, 자세, 습관 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다양한 스마트 기기로 생활 습관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의학 첨단화를 위해 ICT를 적극 활용할 계획도 세우겠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