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알프스의 깨끗한 공기를 만드는 스위스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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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알프스의 깨끗한 공기를 만드는 스위스 국민

겨울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천고마비 계절이라고 불리는 가을 하늘이 고농도 미세먼지로 뒤덮이면서 수도권에는 비상 저감 조치까지 내려지기도 했다.

2018년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당 28.7마이크로그램(㎍)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가운데 터키(37.2㎍) 다음으로 높은 최하위권이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유럽의 청정국이라 불리는 스위스는 ㎥당 5.1㎍, 뉴질랜드는 5.5㎍, 에스토니아는 5.9㎍, 호주는 6.1㎍이다. 우리나라보다 초미세먼지 수준이 현격히 낮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청소년은 하루 평균 ㎥당 24㎍에 이르는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됐다. 이 결과는 가까운 나라인 일본 청소년 노출량(11.4㎍)의 두 배가 넘는다. WHO 미세먼지 보고서는 어린 시절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으면 폐 기능 발달에 영향을 미치면서 기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짙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 미세먼지가 나빠지는 주요인 가운데 중국에서 날아오는 석탄발전소 등에서 생산된 오염물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베이징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중국 영향을 받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 초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 수가 무려 1만1924명으로 나타났다고 하니 엄청난 수치다.

중국 미세먼지 영향 다음으로는 국내 오염물질이 꼽힌다. 국내 오염 물질 가운데 노후 화력발전소와 경유차가 오염물질 발생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2022년까지 미세먼지 감축 목표를 30.5%에서 35.8%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클린디젤 정책을 폐기하고 석탄발전소 미세먼지 배출 최소화, 가정용 저녹스(低NOx) 보일러 보급 사업 전국 확대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놨다. 이 같은 조치로 2014년 대비 2022년까지 미세먼지를 35%까지 줄인다는 목표를 구체화했다. 과거와 달리 미세먼지를 잡아 보겠다는 정부 의지가 강력해 보인다.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이 국민 바람처럼 철저하게 지켜지기 위해서는 정부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 정책 방향과 목표에 기업 노력, 국민 적극 참여 및 동참이 있어야 이룰 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겨울을 맞아 더 많은 차량 운행을 하게 될 것이고, 더 많은 생활쓰레기를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공기청정기 사업을 하면서 스위스에 출장 가는 일이 잦아졌다. 필자가 여러 번 방문하면서 느낀 스위스는 유럽 공기 청정국으로서 국민 행동이 강한 나라다. 예컨대 운전 습관에서 미세먼지를 줄이는 행동을 자주 엿볼 수 있다. 신호 정차 시 일제히 엔진 시동을 끄며, 출발할 때 다시 시동을 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운전 습관에 따라 이유는 약간씩 다르겠지만 공통은 바로 필요 없는 공회전을 없애자는 운전자 의지다.

또 알프스 근처 주요 친환경 마을 관광지에서는 대기 환경을 위해 전기차 사용을 장려한다. 많은 관광객은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기차나 전기차를 이용, 관광지를 방문한다.

스위스의 깨끗한 대기 환경이 스위스 국민으로부터 만들어지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이들의 적극 협조 덕에 지금의 아름다운 스위스를 많은 관광객이 만날 수 있는 것 같아 부럽기까지 하다.

한국도 이번 미세먼지 종합대책 발표를 계기로 미세먼지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국민과 정부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미세먼지 없는 대한민국의 깨끗한 하늘을 함께 볼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

윤석재 ㈜컨텍 대표 jskim@iqai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