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로 간 'ICO 금지'...업계, 첫 헌법소원 심판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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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업계가 'ICO 전면금지'와 '정부 가이드라인 공백'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앞서 가상계좌 발급 중단에 대한 심사는 있었지만, ICO 금지에 대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블록체인 산업 육성 차원의 문제 제기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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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프레스토'는 법무법인 광화를 통해 헌법재판소에 정부 암호화폐공개(ICO) 전면금지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해당 조치가 법치주의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취지를 담았다.

프레스토는 ICO·다이코(DAICO, 탈중앙화된 조직에 의한 암호화폐공개) 토큰 세일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다.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웹 플랫폼으로 쉽게 ICO를 진행할 수 있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ICO 금지'라는 공권력 행사에 대한 부분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월 29일 금융위, 기재부, 법무부, 방통위, 국세청, 금감원 등이 주축이 된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TF를 개최하고 '증권발행 형식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프레스토 측은 헌법소원을 통해 정부 ICO 전면금지조치가 법률의 근거 없이 국민의 직업의 자유, 재산권, 평등권, 일반적 행동자유권, 과학기술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공권력의 행사로 법치주의·법치행정원칙을 위배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기업공개(IPO)나 크라우드펀딩, 다른 ICT 산업과 비교해 자의적이고 행정 편의적으로 전면적인 금지를 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ICO 업체를 차별하고 있으므로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강경원 프레스토 대표는 “사업 초기 해외법인이나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후속 조치로 신산업을 육성할 것이라는 정부를 신뢰해 국내에서 규정을 준수했다”며 “ICO 전면금지조치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정부와 국회 입법부작위로 블록체인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4차 산업혁명, 무한경쟁시대이며 과학기술계에서 1·2년은 산업혁명 시대 100년에 견줄 만큼 중요하다”며 “정부와 국회가 하루빨리 관련 법률을 제정, 대한민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법적 토대를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