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인사] '안정'·'혁신' 동시 꾀했다

[SK그룹 인사] '안정'·'혁신' 동시 꾀했다

2019 SK그룹 인사는 '안정'과 '혁신'을 동시 꾀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재선임했다. 주력 계열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지만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CEO는 유임됐다. 신임 CEO는 지난해(6명)보다 줄어든 4명에 불과하다.

신규 임원(112명)과 승진 임원(신규 포함 151명) 규모도 지난해(신규 107명, 신규 포함 승진 163명)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신임 CEO 연령을 50대 초중반(53~55세)으로 낮춘 것을 비롯해 신임 임원 평균 나이를 48세로 낮췄다. 지난해 신임 임원 평균 연령 48.7에 이어 매년 젊은 임원을 발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임임원 중 30%가 70년대 출생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53%가 70년대생으로 젊은 임원이 대폭 늘었다.

이 같은 인사는 안정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SK그룹은 재작년 4개 주력 계열사 포함, 수펙스추구협의회 소속 8개 회사 대표를 모두 교체하는 역대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최태원 회장 경영 철학인 '딥 체인지(Deep Change)'를 위한 전열을 갖췄다. 딥 체인지는 '근본적인 변화'다. 매년 대대적인 임원 이동과 조직개편으로는 사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없다. 지난해와 올해 SK그룹이 변화를 최소화한 이유다.

SK그룹 경영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큰 변화가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정호 ICT위원장과 박성욱 글로벌성장위원장이 자리를 바꿨고 이형희 사회공헌위원장이 신규 선임됐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변화 폭이 적다는 평가다.

그러나 동시에 젊은 임원을 통한 변화와 쇄신도 잊지 않았다.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새 얼굴을 전진 배치해 딥 체인지 전략 실행을 주문했다. 당분간은 이 같은 인사 전략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또 다른 경영 철학인 사회적 가치 공유, 공유 인프라 확대를 위한 조직 개편도 이어간다. 그룹 관계사별로 실행력을 높이고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SK'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사회적 가치 공유와 공유 인프라는 딥 체인지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1월 사회 가치 창출을 담당하는 임원급 조직 '지속경영추진담당'을 신설했다.

SK텔레콤 노사가 올해 기본급 인상액 30%를 사회 가치 창출 재원으로 출연하기로 합의한 것, SK이노베이션이 사회적 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 SK에너지가 GS칼텍스와 3600개 주유소 자산을 활용 택배 서비스를 시작한 게 대표적인 사회가치 창출, 공유 인프라 활용 전략이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