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내 외제차 소비자 권익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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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올해 무려 8개 해외 브랜드가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수입차 시장에서 연간 1만대 판매는 상위권 브랜드로 올라서는 상징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 전언이다. 통상 수입차업계는 연간 1만대 판매를 해외 시장 공략 1차 목표로 삼는다는 것이다.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8개 브랜드가 1만대 클럽에 가입한 것은 수입차 전면 개방이 단행된 1987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1~11월 브랜드별 신규 등록 대수를 보면 메르세데스-벤츠 6만4325대, BMW 4만7569대, 토요타 1만5196대, 폭스바겐 1만4282대, 아우디 1만1893대, 렉서스 1만1815대, 랜드로버 1만1000대, 포드 1만734대다.

무엇보다 지난해 한국 정부와 소비자를 무시해서 눈총을 받은 폭스바겐과 아우디까지 올해 나란히 1만대 클럽에 복귀한 것이 눈에 띈다. 결국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 문제를 놓고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한때 개점휴업 상태까지 간 외제차 브랜드도 불과 1년여 만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활개를 칠 수 있는 곳이 한국 시장인 것이다.

8개 브랜드 선전으로 올해 수입차 판매 실적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외제차 소비자는 지금까지 수입차업계 '봉'이었다. 상당 기간 수입차 판매를 인위로 막아 온 탓에 수입차에 막연한 로망을 품는 소비층이 많아진 것도 원인이다. 해외 시장 대비 현저하게 떨어지는 부당한 서비스에도 우리 소비자는 권익에 둔감하다.

더 이상 수입차 업계가 한국 정부와 소비자를 '봉'으로 취급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국내 수입차 브랜드가 다양화되는 현 시점이 우리 소비자 권리를 높이는 호기가 될 수 있다. 다자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 과거처럼 대형 로펌 뒤에 숨어 한국 정부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신중을 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와 소비자는 수입차 업계가 한국 시장을 가볍게 여기는 행태를 일벌백계해야 한다. 수입차 업계에 소비자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고 깐깐하게 대응해야 한다. '한국 국민성은 시간을 벌며 방치하면 다 괜찮아진다'는 잘못된 인식을 해외 기업에 남겨 줘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