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47>스타트업에 특허란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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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치 높이는 수단 '지재권' 출원 · 관리 등 지원 제도 활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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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치를 결정함에 있어 특허와 같은 지식재산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상장 500대 기업 시장가치에서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대에 30% 수준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들어 80% 이상으로 급증했다. 여기서 말하는 무형자산 중 40% 이상이 특허와 같은 지식재산권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미국 상장 500대 기업의 시장가치 중 32% 이상이 특허와 같은 지식재산권 가치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에도 지식재산권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됐다.

하지만 많은 스타트업에 지식재산권이란 자사의 가치를 높이는 수단이기보다는 골칫거리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이 지식재산권을 관리할 별도 조직도 없으며, 변호사, 변리사 등을 고용할 자금 여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1~2년 시간을 투여해 어렵게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해당 기술을 통해 아직 의미 있는 수준의 금전적 이득을 거두지 못한 상태에서 특허를 출원하고 관리하기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은 스타트업에는 벅차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식재산권은 출원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지만, 이를 온전히 활용하는 데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예를 들어, 자사 기술을 도용한 것으로 보이는 회사가 확인되었다고 하자. 이럴 경우 해당 회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걸어야 하는데, 통상적으로 소송기간만 2~3년 정도 소요되며, 소송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소송 상대방이 특허 소송 대응력이 높은 대기업 내지 다국적 기업일 경우에는 소송에서 이긴다는 보장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우려한 일부 스타트업은 자사가 획득한 지식재산권을 매각하거나 타사에 이용권을 부여하고 수익을 거두는 전략을 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관심 있는 기업을 찾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렵게 찾았다 하더라도 해당 기업과 협상해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어렵다.

스타트업이 지식재산권과 관련해서 직면하게 되는 이런 어려움을 줄여주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먼저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은 중소기업이 보유한 특허에 대한 기술가치평가 내용을 바탕으로 보증을 서준다. 보증 내용을 기반으로 은행으로부터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지식재산을 이전하려는 기업에는 이전에 필요한 자금을 보증해 주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역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식재산권 지원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관이다. 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생산설비, 시험검사장비, 원자재 구입 비용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산업은행, 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에서는 지식재산권 가치를 평가해 대출을 해주는 부서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GDP 대비 지식재산권 출원 건수 기준으로 세계 1위에 해당하고, 인구 100만명당 특허출원 건수 역시 세계 1위다. 그야말로 세계적인 특허 강국 중 하나다. 하지만 연간 20만건 출원 특허 활용도는 미국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으며, 공공기관당 기술창업 수는 미국이 3.8건, EU가 1.9건인 것에 반해 0.6건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특허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지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활용도가 높은 지식재산권을 출원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출원한 특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자세도 함께 요구된다.

박정호 KDI전문연구원 aijen@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