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로 보는 기업 경영학 “패튼처럼 경영하라!”

전쟁사로 보는 기업 경영학 “패튼처럼 경영하라!”

“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역사고전연구소 임용한 소장은 지난 11월 26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시즌3 제2회 김영세의 기업가정신 콘서트’의 인문학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지 S. 패튼- 카리스마와 소통’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면서도 극한 권위주의자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는 미국 장군 조지 S. 패튼의 군대 통솔 방식을 조명하며, 이 시대 기업인들의 경영 방식과 기업문화 형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임 소장은 패튼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로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유럽 전선 최고의 ‘파이터’로 평가받는 패튼은 제2차 세계대전의 명장이자 전설적인 부대 ‘대전차군단’의 지휘관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북아프리카에서 벌어진 전투에 처음 투입된 그는 시칠리아, 튀니지, 노르망디 등지에서 맹활약하며 미국을 승전국으로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종전 후 열린 퍼레이드의 1번 지프에 그가 탑승했다는 사실은 당시 그의 위상과 화제성이 얼마나 높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그가 후대에 와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는 군사 통솔 방식 때문이다. 패튼은 부임 당시부터 부대 내 모든 군사들에게 매우 엄격한 복장을 강요했다. 때문에 그의 부대는 항상 철모를 쓰고 각반을 착용하였으며, 전투 중에도 넥타이를 매야 하는 복장을 엄수해야 했다. 복장 규율이 얼마나 엄격했는지 사막을 행군할 때에도 셔츠 소매조차 걷지 못했다고 한다. 이토록 보수적인 군기로 인해 패튼은 승장임에도 불구하고 근대 전쟁사에서 양극단의 평가를 받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임 소장은 패튼이 전제주의적 정책을 부대 내 펼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 소장은 먼저 그가 처음 부임했던 시기를 언급했다. 그는 “승기를 잡은 독일을 상대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엉망이었던 부대 내 기강을 바로잡고 군사들의 자신감을 올리는 것이 패튼의 첫 번째 목표였을 것”이라며 “그래서 택한 방법이 지나칠 정도로 엄격한 복장 통일이다”라고 말했다. ‘허세’라는 비난에도 강행했던 그의 복장 규율은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엄격한 군대 문화의 확립은 동료애 고취와 사기 진작으로 이어졌고 패튼 부대에게 무수한 승전 경험과 영광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한편 임 소장은 ‘권위주의자’라는 패튼을 향한 비난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패튼 부대는 기동력을 앞세운 기갑부대였다”면서 “실전에서 군대를 운용할 때에는 엄청난 기세로 적진의 허점을 찾아내야 했기에 즉각적인 판단력이 필요했고, 패튼은 현장 리더들에게 지휘권을 전적으로 일임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패튼은 실전에서만큼은 자신의 부하들이 상황에 맞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했다. 최고 사령관의 철저한 신임 아래 부하들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전략을 구사했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병사들을 믿고 맡겨라. 그러면 그들은 놀라운 창의력으로 보답할 것이다”

내부로는 구성원 전체의 역량을 쌓고, 외부로는 개인의 개성을 살리도록 하여 집단 경쟁력을 높였던 패튼의 통솔력은 지금 보아도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고 치밀하다. 그에 대한 평가가 난무하지만 난세의 걸출한 인물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하는 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임 소장은 패튼의 집단 통솔력이 현대 기업의 경영 방식에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말했다. 견고한 기업문화를 구축함과 동시에 구성원 개개인의 심리와 특성을 파악하여 그 역량을 최대치로 이끌어냈던 패튼의 방식은 조직을 운용하는 기업 리더들에게 좋은 귀감이 된다. 그는 “결국 중요한 것은 조직의 목적에 맞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직원들이 최고의 능률을 낼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경영자들에게 필요하다”라는 말을 끝으로 강연을 끝맺었다.

‘김영세의 기업가정신 콘서트’는 250여 명의 기업 CEO 및 임원들이 참여하여 기업인들의 경영 철학과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장으로 펼쳐지고 있다. 특별히 이번 시즌부터는 인문학적 관점에서 기업가정신을 풀어보는 인문학 강연 코너가 신설되어 우리나라 석학들의 유익한 강연을 매회 만나볼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조항준 기자 (j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