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스마트 로봇의족 상용화로 외산 대체…'北목함지뢰' 부상 김정원 중사에게 전달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우현수 의료지원로봇연구실장 연구팀이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한 스마트 로봇의족 개념도(왼쪽). 실제 출시되는 제품 사진(오른쪽) 의족을 착용하고 운동화를 신었을 때 사람의 발목 크기와 유사함을 보여준다.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우현수 의료지원로봇연구실장 연구팀이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한 스마트 로봇의족 개념도(왼쪽). 실제 출시되는 제품 사진(오른쪽) 의족을 착용하고 운동화를 신었을 때 사람의 발목 크기와 유사함을 보여준다.

한국기계연구원이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한 스마트 로봇의족을 상용화했다. 외산 대비 무게는 30%가량 가볍고 가격은 70% 이상 낮춰 대체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의료지원로봇연구실 우현수 실장 연구팀은 스마트 로봇의족을 상용화했다고 10일 밝혔다.

스마트 로봇의족은 기존 딱딱한 의족과 달리 사람의 발목과 유사한 움직임과 걸을 때 바닥을 차는 힘을 구현했다. 의족 착용시 피로와 통증을 줄인다.

연구팀은 지난해 4월 기술 개발에 성공한 후 직접 연구소기업을 설립하고 상용화에 착수했다. 출시된 의족 무게는 기존 개발품 보다 0.45㎏ 가벼워진 1㎏ 수준에 불과하다. 구동 출력은 세계 최고 제품과 동일한 150토크(Nm)까지 구현할 수 있다. 가격도 1억원 내외 외산 제품의 4분의 1 수준으로 절감했다.

발목에 모터구동부와 함께 스프링을 적용한 독자 설계로 제품 무게를 줄이고 갑자기 작동이 멈추는 비상시에도 자연스러운 반동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한 번 충전하면 배터리 교환 없이 최대 4시간 보행이 가능하다. 필요시 여분의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과 연동하여 로봇의족과 일반 수동의족으로 동작 모드를 변경하고, 배터리 잔량도 체크할 수 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로봇의족은 외국산 제품뿐이다. 로봇의족을 구입하더라도 실제 착용을 위해서는 외국 현지에서 수 개월간 착용자의 보행패턴을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일반 수요자가 구매하기 어렵다. 연구성과는 충남대병원과 기술교류회를 통해 임상실험 부분을 협력 연구로 진행했다. 국군의무사령부, 의지보조기협회 등 다양한 기관과 협업했다.

우현수 실장(오른쪽)과 김정원 중사가 상용 로봇의족 제품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중사는 로봇의족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우현수 실장(오른쪽)과 김정원 중사가 상용 로봇의족 제품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중사는 로봇의족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상용화된 제품을 2015년 목함지뢰 폭발 사고로 발목을 잃은 김정원 중사에게 전달했다. 연구팀은 국군의무사령부 도움을 받아 김 중사의 보행 패턴을 분석하고, 2개월간 분석 끝에 최적화된 의족을 제작했다. 김 중사는 실험 당시 착용 첫 날, 한 시간 연습 후 곧바로 보행 보조기구 없이 스마트 로봇의족을 착용한 채 걷는데 성공했다.

김 중사는 “스마트 로봇의족을 착용하면 기존 의족과 달리 부드러우면서, 마치 살아있는 다리 같은 느낌을 준다”며 “기술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 과정에 참여해 기쁘다”고 말했다.

우현수 실장은 “1년여 노력 끝에 세계 최고 제품과 동등한 성능의 국산 로봇의족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라며 “로봇기술 도움으로 외국처럼 국내 절단 장애인도 일상생활이 가능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