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청원에 올라온 산업은행 차세대 외주개발자의 죽음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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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글 하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IT 개발 외주직원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하는 글이다. 지난 10일 산업은행 차세대 프로젝트 외주 개발사 대원씨앤씨 직원이 저녁 6시, 화장실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청원자는 산업은행의 과도한 빅뱅방식 업무가 IT개발자에게 큰 스트레스가 됐다고 지적했다.

동료라고 밝힌 청원자는 “두 아이의 아빠인 S차장은 그렇게 갑자스레 이 세상을 떠났다”며 “산업은행 차세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오픈하기 위해 우리는 남아있고 열심히 일해야 한다. 이 곳도 사람사는 곳이니까 생과 사가 공존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인에 대해 업무시간에 일을하다 발생한 산업재해인지, 갑작스런 사고를 당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청와대에 올라온 어느 IT개발자의 죽음 글 캡쳐
청와대에 올라온 어느 IT개발자의 죽음 글 캡쳐

산업은행의 속칭 '반프리' 인력채용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하청업체 직원이 정규직이어야 하고, 사대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프로젝트에 정규직만 들어 올 수 있는 규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하청업체는 인력소개소 역할만 하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산업은행과 사업 총괄자인 SK C&C가 외주직원을 방배막이로 삼고,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하청업체 정규직'을 만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런 사고가 발생해서 유감이지만, 정확한 사인을 경찰에서 조사중이기 때문에 결과가 나올때까지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며 “발표가 나오는데로 산재 인정 여부 등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SK C&C도 “야간근로 등 과도한 근로시간 문제는 확인돼지 않았다”며 “아직까지 과로라고 단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는 상황이지만, 아픔을 같이 하는 게 먼저”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