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줄기세포 산업 '출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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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포스트 연구진이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을 들어보이고 있다.
<메디포스트 연구진이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을 들어보이고 있다.>

국내 줄기세포 산업이 길을 잃었다. '줄기세포' 관련 규제와 부정 인식이 시장 발목을 잡았다. 한국은 줄기세포 강국으로 알려졌지만, 규제 완화와 함께 '유도만능줄기세포' 등 특화된 줄기세포 정책을 지원한 일본에 밀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일본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 관련 특허가 40건, 한국은 10건이다. 미국 줄기세포 상위 10위 다출원인에 '유도만능줄기세포' 관련 최다 특허로 이름을 올린 곳도 일본이다. 한국은 순위에 없다.

일본 정부는 지원금 수천억원을 줄기세포에 투자했다. 일본은 유도만능줄기세포 이용 신기술에 집중한다.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2006년 세계 최초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개발한 공로로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일본 정부는 10년간 1조원이 넘는 연구비를 투자한다. 일본은 올해 세계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시장 석권을 위해 조기승인제도도 추진했다. 재생의료 법률개정을 통해 통상 치료제 개발기간을 약 3~4년 단축하는 제도개선을 했다.

일본은 전체 예산 약 75%를 역분화 줄기세포 연구개발에 집중해 성과를 냈다. 바이오의약품 최대 시장 미국에서 최다 특허 출원한 곳도 일본 교토대다. 미국 다출원 상위 10위를 보면, 가장 많은 특허 출원 분야는 유도만능줄기세포(34%), 성체줄기세포(31%), 공통분야(24%), 배아줄기세포(10%) 순으로 분포됐다. 일본은 유도만능줄기세포 분야(84%)에서 대부분 특허를 출원했다. 한국은 미국 특허 출원이 1곳에 불과했다. 일본 교토대 이외에는 미국 특허 상위 10위 이내 다출원 기관은 미국 국적 연구소와 회사다. 한국은 세계 최초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국가로 이름을 알렸지만, 해외 임상연구와 줄기세포치료제 상업화에 경쟁력이 부족하다.

국내는 생명윤리법 등 강력한 규제로 재생의료 분야가 뒤처졌다. 13년 전 황우석 교수 사태를 겪으며 줄기세포 연구 동력이 떨어지고 배아줄기세포 등 규제 등에 발목을 잡혔다. 줄기세포는 조직을 재생시켜 근본 치료를 하는 '재생의학' 핵심이다.

줄기세포 산업은 2005년 제정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묶여 있다. 배아줄기세포 이용 연구는 난자 사용 규제로 제약을 받는다. 한국은 줄기세포 연구에서 미동결 난자 사용 금지, 연구대상 질환 제약 등으로 생명윤리법 규정이 해외 보다 엄격하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관련 법 통과도 불발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4일 줄기세포치료제 등 관련 법안을 담은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련 법률안'(첨단바이오의약품법)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차기 법안소위가 열리는 새해 2월 이후 다시 논의된다. 법안 시행은 빨라야 2020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줄기세포치료제, 유전차치료제 등 기존 의약품과 다르게 관리돼야 할 바이오의약품 관련 법안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줄기세포법 통과가 늦어지는 사이 일본, 미국 등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우리나라는 바이오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