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중국 게임사 한국 진출 격화 분위기 감지... 업계 "정부 도움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새해 중국 게임사가 한국 게임시장 공략을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3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다수 중국 게임사가 한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중국 내 게임 규제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규모 있는 게임사뿐 아니라 중견 업체들도 한국 시장을 유심히 보고 있다.

상하이, 베이징, 항저우, 충칭, 선전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게임사들이 최근 사무실을 알아보거나 인테리어 업체와 접촉 중이다. 최대게임사 텐센트 역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모바일 게임 직접 서비스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넷이즈, 완다, 즈룽, 미호요, X.D글로벌은 직접 서비스 의향을 밝힌 상태다.

시장조사전문업체 앱애니도 '2019년 모바일 산업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여전히 중국 앱스토어 매출 규모가 크지만 판호발급 동결로 증가속도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지속되면 해외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판호동결과 게임 규제로 게임 산업을 옭아매고 있다. 올해 판호 발급·관리 기관을 중앙선전부로 이관했다. 선전부는 공산당 이념을 선전하고 교육하는 기구로 광전총국이나 문화부보다 더 강력한 정치적 힘을 가진다. 이관 이후 내자판호 발급이 중지됐다.

중국 정부는 온라인 게임 총 수를 통제하고 셧다운제를 도입했다. 안면인식 시스템까지 등장했다. 최근에는 온라인게임도덕위원회를 설립해 게임에 대한 도덕적 평가까지 한다. 한국 게임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사상 검열 수준의 강력한 통제가 이뤄질 전망이다.

여파는 그대로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게임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 게임 시장은 5% 성장에 머물면서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중국 게임사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중국 게임사들은 두 가지 전략을 들고 나왔다. 하나는 내자판호 발급이 필요없는 e스포츠 부문 육성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 진출이다. 그중에서도 게임 성향 및 매출 규모가 있는 한국, 대만, 베트남·태국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이미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순위에 중국게임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가운데 더 많은 게임이 한국 진출을 노리게 됐다.

반면 한국 게임사는 중국 출시가 불가능해 불공정 경쟁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작년부터 20개월 넘게 한국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유조차 밝히지 않았다. 사드 배치에 대한 항의로 추측할 뿐이다.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 펄어비스 '검은사막'은 중국 진출을 준비했음에도 출시하지 못했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판호를 발급받지 못해 게임 내 아이템 판매를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각 게임사가 대관 부서를 통해 해당 문제를 정부 측에 전달하고 있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중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서 콘텐츠 분야 개방을 요구한 것 외에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다.

게임사 관계자는 “규모도 크고 성향도 비슷한 시장에 진출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은 게임사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 수출 규모에도 타격”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이 불공정 경쟁을 해결해줘야 하지만 정부는 게임산업에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참으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