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마트공장 '양보다 질'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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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스마트공장 3만개를 보급하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힘을 실어 줬다. 중국 '제조업 굴기'에 무너지는 제조업을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한국 경제에서 제조업 비중은 부가 가치 기준으로 30%에 이른다. 어느 산업보다 높다. 제조업이 무너지면 한국 경제도 몰락할 수밖에 없다. 스마트 제조 혁신 전략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가 지금이라도 의지를 갖고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독일, 미국, 일본 등 전통 제조강국도 근래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을 추진하면서 부활하고 있다.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이 성과를 거두려면 몇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정책이 양보다 질에 맞춰져야 한다. '스마트공장 3만개'라는 수치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제조업 일선 현장은 아직 '스마트공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 중소 제조업체 70% 이상은 스마트공장은커녕 공장자동화(FA)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다. 여기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네트워크, 로봇 등 복합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하라는 것은 허황된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전환 보조금은 수천만원에 불과하다. 현장에서는 FA 소프트웨어(SW) 구매조차 빠듯한 금액이라고 하소연한다. 실제 이 보조금으로 진정한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기껏해야 일부 공정에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한 정도다. 이 때문에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이라는 목표가 수치 놀음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예산을 무한정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재원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업종별 스마트공장 전환은 어떤 단계를 밟아서 갈 것인가. 더욱 치밀한 장기 비전이 필요하다. 당장 재원 문제도 정부 예산으로 부족하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산업처럼 '스마트공장 육성 펀드'를 만드는 것까지 고려할 수 있다. 스마트 제조 혁신 전략이 외화내빈으로 그치면 우리 제조업은 되살아날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정부가 양보다 실효성에 방점을 찍고 정책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