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노린다...원익IPS-원익테라세미콘, 최종 합병 승인

에스에프에이와 세메스에 이어 원익IPS가 '매출 1조원 클럽'을 노리는 장비기업으로 재도약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 전문성을 합쳐 시너지를 발휘하고 동시에 고객 영역을 확대해 탄탄한 1조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움직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원익IPS는 13일 경기도 평택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 결과 원익테라세미콘과의 합병계약 승인건이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 날 권오철 전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함에 따라 반도체 장비사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데 주효한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날 임시주총에서 원익IPS와 원익테라세미콘 양 회사 주주 참석률이 각각 50%를 상회했다. 참석자의 90% 이상이 찬성표를 던졌다. 2016년 9월 주주 반대로 합병이 무산됐지만 이번 주총에서 양사 합병건은 무난하게 통과했다.

원익IPS는 전통적으로 반도체 장비사업이, 원익테라세미콘은 디스플레이용 열처리 장비사업에 강점이 있다. 원익IPS도 디스플레이용 건식식각(드라이 에처) 장비사업을 하지만 총 매출에서 반도체 사업이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

원익테라세미콘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핵심 공정 중 하나인 열처리 장비를 공급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삼성디스플레이를 핵심 고객사로 확보했고 A3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매출이 2016년 1724억원에서 2017년 3611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반도체 공정용 열처리 장비도 공급하지만 매출의 약 70%가 디스플레이에서 나온다.

양사는 2년만에 다시 도전한 합병안이 최종 통과함에 따라 사업과 기술 성장 시너지를 위한 통합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증권가는 올해 원익IPS 예상 매출을 6524억원, 원익테라세미콘은 1690억원으로 추정했다. 양사 합병을 가정한 합병존속법인 원익IPS의 지난 상반기 예상 매출은 4489억원이다.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을 역임한 권오철 SK하이닉스 고문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도 본격적인 사업 확대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권 고문은 2009년부터 2013년 초까지 SK하이닉스 사장을 역임했다. 하이닉스가 불황기를 헤치고 성장 기반을 다지는 발판을 마련한 반도체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원익IPS는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장비를 소량 공급하기 시작했다. 올해 공급량은 전년 대비 늘었다. 증권가는 올해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한 원익IPS 매출이 연간 1000억원을 넘어선다고 추정했다. 주로 D램용 장비를 공급했고 앞으로 3D 낸드 장비와 반도체용 열처리 장비까지 공급할 수 있게 돼 추후 SK하이닉스 매출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원익IPS와 원익테라세미콘 합병 후 지배구조 (자료=원익IPS)
원익IPS와 원익테라세미콘 합병 후 지배구조 (자료=원익IPS)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