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고급화' 판 커지는 내년 SUV 시장…“RV 시장 점유율 50% 전망”

현대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출시로 내년 국내 SUV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외 업체가 다양한 신모델을 도입해 시장 주도권 선점을 노린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국내 SUV 시장 성장을 주도했던 소형 SUV보다 대형·고급 SUV 출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현대차는 11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엠엔씨 웍스 스튜디오(M&C WORKS STUDIO)에서 팰리세이드 공식 출시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는 11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엠엔씨 웍스 스튜디오(M&C WORKS STUDIO)에서 팰리세이드 공식 출시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제공=현대자동차)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레저용차량(RV) 판매 비중은 46.2%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RV 시장 비중은 2013년 31.6%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5년 40%를 넘어섰다. 반면 국내 자동차 시장 70%가량 차지했던 세단 비중은 53.8%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내년 국내 RV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50% 비중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차 시장은 여전히 세단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SUV 판매 비중이 매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내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포드·링컨, 캐딜락 등 수입차 브랜드 대부분이 다양한 SUV 신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이와 같이 내년 RV 시장 강세가 예측되는 가장 큰 이유는 현대차 최초 대형 SUV '팰리세이드' 때문이다. 팰리세이드는 3000만원대에서 시작하는 경쟁력 있는 가격과 높은 상품성으로 사전계약 실시 8일 만에 2만대가 계약될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는 당초 내년 판매 목표를 7만~8만대 수준에서 상향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SUV 사상 처음으로 10만대 이상 판매된 '싼타페'보다 일 평균 계약이 1000대 이상 많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이 수입·판매할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래버스. (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이 수입·판매할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래버스. (제공=한국지엠)

경쟁 업체는 팰리세이드가 독주하지 못하도록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우선 국내에서는 한국지엠 반격이 눈에 띈다. 한국지엠은 새해 초 '트래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트래버스는 전장 5189㎜, 전폭 1996㎜, 전고 1795㎜, 휠베이스 3071㎜ 등으로 동급에서 가장 큰 크기와 실내를 갖추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3.6 가솔린 엔진, 2.0 가솔린 터보 엔진에 9단 자동변속기가 결합된다. 미국 생산 모델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만큼 가격이 관건이다.

수입차 브랜드 중 신형 SUV 도입에 가장 열을 올리는 곳은 BMW다. 올해 '화재사태'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 내년 반전을 위한 카드로 신형 SUV를 투입하기 때문이다. 우선 1월에 신형 X5를 출시한다. 신형 X5는 전장이 기존 대비 36㎜ 가량 늘어난 4922㎜, 전폭이 66㎜ 넓어진 2004㎜로 넉넉한 크기를 자랑한다. 또 상반기 중 플래그십 대형 SUV 'X7'도 출시한다. X7은 롤스로이스 SUV '컬리넌'과 플랫폼, 기술을 공유해 럭셔리 SUV를 원하는 소비자를 노린다.

BMW X5 4세대 모델. (제공=BMW코리아)
BMW X5 4세대 모델. (제공=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GLE와 G클래스를 출시한다. 신형 GLE는 기존 대비 전장 94㎜, 전폭 12㎜, 휠베이스 80㎜가 커졌다. 또 세계 최초로 네 개 휠 스프링과 감쇠력을 각각 개별적으로 조절하는 'E-액티브 바디 컨트롤'이 적용됐다. 신형 G클래스는 39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되는 차량으로, 온·오프로드 주행성능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차별성을 둔다.

링컨은 지난달 LA오토쇼에서 공개한 고급 SUV '에비에이터'를 내년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파워트레인은 3.0 가솔린 터보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구성된다. 에비에이터는 고급스러운 실내 구성과 28개 스피커 '레벨 울티마 3D 오디오 시스템' 등이 강점이다. 포드는 내년 출시 예정인 신형 익스플로러의 국내 출시도 검토 중이다.

제네시스 양산형 SUV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GV80 콘셉트카. (제공=제네시스)
제네시스 양산형 SUV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GV80 콘셉트카. (제공=제네시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첫 SUV 'GV80'을 출시한다. GV80은 프리미엄 중형 SUV로 BMW X5, 벤츠 GLE, 렉서스 RX 등과 경쟁한다. 제네시스는 신형 3.0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동력계통)을 GV80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 동급 최고 수준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을 강점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