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손실 가능성 큰 파생결합증권, 75% 은행신탁에서 팔렸다 "불완전판매 사전 예방 필요"

주가연계증권(ELS) 등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파생결합증권 대부분이 은행신탁을 통해 판매됐다. 특히 은행에서 고위험 상품에 가입한 70대 이상 고령투자자가 증권사보다 6배 이상 많았다.

원금손실 가능성 큰 파생결합증권, 75% 은행신탁에서 팔렸다 "불완전판매 사전 예방 필요"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6월말 현재 개인투자자 대상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 47조2000억원 가운데 75.8%를 주가연계신탁(EST) 등 은행신탁이 차지했다.

신탁을 통한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은 35조8000억원으로 증권(5조8000억원), 펀드(4조6000억) 등 여타 업권 판매실적 대비 6~7배 컸다.

문제는 원본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투자상품에 안정적 투자성향의 고객이 대거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금감원 전수조사 결과 60대 이상 개인투자자의 투자금액이 전체 잔액의 41.7%를 차지했다.

특히 1인당 평균투자금액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급격히 상승했다. 80대 이상 투자자의 1인당 평균투자금액은 1억7230만원, 70대 이상은 1억230만원, 60대 이상은 7530만원으로 전체 평균(6290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앞서 고령투자자에게는 ELS 판매 시 투자자 숙려제도를 도입했음에도 신규 가입은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대 이상 가입자의 신규투자자 비중은 19%, 80대 이상은 20%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은행창구를 통한 ELS 등 파생결합증권 불완전판매에 대한 점검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금감원이 실시한 미스터리쇼핑 결과에서도 증권사 대비 은행권의 투자자보호 숙지가 충분하지 않았던 만큼 판매 절차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헌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60대 이상 개인투자자는 근로소득보다는 노후자산을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전체투자금액 중 75% 상당이 은행신탁을 통해 파생결합증권이 판매됐다는 점에서 은행창구직원의 적극적인 투자권유로 발생할 소지가 높은 불완전판매를 사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