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고객 컴플레인' 빅데이터로 정형화…고객만족 극대화 박차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롯데백화점이 빅데이터를 이용한 '고객 컴플레인'(VOC) 정형화에 나섰다. 최근 상식에서 벗어난 행위와 일방적 갑질을 일삼는 고객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상품 구성과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유통업체는 각종 캠페인, 블랙컨슈머 대응 매뉴얼 정비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컴플레인 정형화하고 이를 디지털화에 나서는 것은 롯데백화점이 최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인공지능(AI)팀은 지난달 고객 컴플레인 정형화 작업을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단순 문제와 현상을 개선하는 것이 아닌 제도나 시설 문제 등 전반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고객 흔적을 디지털화 하고 이를 활용하는 첫 시도로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연간 약 3만건 고객 클레임이 발생한다.

컴플레인은 홈페이지 등을 이용한 텍스트 형식과 전화를 이용한 음성, 영업 현장 클레임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지만 롯데백화점 AI팀은 우선 텍스트 분석에 나섰다. 고객 클레임에서 사용된 중요 단어와 정제되지 못한 표현을 모아 이를 정형화하기 위함이다. 이어 콜센터와 현장에서 발생하는 정보도 취합하고 분석할 예정이다. 소원수리함에 접수된 사안과 매장에서 고객이 소리를 지르는 행위 등도 포함 대상이다.

많은 데이터들이 취합될 경우 롯데백화점만의 용어사전을 구축할 수 있고 이것이 검증될 경우 이를 서비스에 직접 적용할 계획이다.

고객 컴플레인이 정형화 될 경우 보다 유연한 처리를 할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클레임을 사전에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한다. 과거 컴플레인 발생시 책임자 혹은 담당자에게 알리고 담당자가 직접 나서 고객을 응대하고 사과 혹은 보상하는 기존 방식을 탈피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설과 추석 등 명절 이후나 개학, 개강, 휴가철 등 특정 시기에 많아지는 컴플레인과 날씨·온도·미세먼지 등 특정 조건에서 많아지는 컴플레인에 선제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감정이 격해진 고객의 언어적 표현에도 디테일하게 접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시한다'는 단어가 '상황을 하찮게 보는 것'인지 '고객을 무시하는 것인지' 등을 구분하고 '리스크하다'는 표현도 '상품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고객 불만이 제기될 여지가 있는 것'인지 등을 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객 흔적을 디지털화 하는 것이 발전 할 경우 향후 패션과 온라인 등으로 확대할 수 있고 상품 소싱, 매장 구성, 행사 제안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객 컴플레인을 정형화하고 데이터화 할 경우 제도적, 시설적 등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며 “고객 서비스 질 향상은 물론이고 감정 노동자의 처우 개선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