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파견직 정규직 전환 장기화 조짐...출연연 계획 확정 못해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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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분야 25개 출연연구소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작업이 난항이다. 정부가 '노사 합의 없는 전환 불가' 방침을 못 박은 가운데 출연연은 자회사 설립 카드를 빼들었다. 근로자가 반대하는 가운데 대다수 출연연이 전환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장기화 조짐도 보인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출연연 등에 따르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25개 출연연 대다수가 간접 고용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들 출연연의 파견·용역 근무자 가운데 전환 대상자는 총 2739명이다. 김치연구소와 녹색기술센터(총 근무자 9명)를 제외하면 주관 부처에 전환 계획을 제출한 출연연은 없다.

당초 과기정통부는 올해 연말까지 출연연 간접고용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계획 수립을 마무리지을 계획이었다. 이에 맞춰 출연연은 이달 13일 기관장 경영협의회를 열고 △용역 업무 중 경비와 미화를 자회사로 전환 △타직종은 직무분석을 통해 전환하는 방식을 골자로 하는 전환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두고 주요 출연연에서 노사 갈등이 불거졌다. 출연연은 용역 노동자 고용인원이 연구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공통으로 관리할 자회사를 설립하고, 규모에 따라 출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근로자 측은 자회사 설립이 규정에 부합하지 않고 처우 개선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맞섰다. 공동출자회사 등 자회사 방안은 노동조건 향상을 위한 가용 재원이 없고 출연연법, 정관상 설립조건에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갈등 국면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최근 일부 출연연은 간접 고용 근로자에 대한 계약 연장, 나라장터를 통한 신규 채용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출연연 기관장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아직 최종안은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의 전환 원칙은 '노사 합의를 거친 계획' 수립”이라고 못박았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