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탐방]생명연 생물자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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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북 정읍 분원. 이곳 생물자원센터는 국내외 연구자에게 연구용 생물자원을 공급하는 보고다. 건물 2~3층은 연구 공간으로, 지하는 저장 공간으로 쓰고 있다.

건물 곳곳에서 생물자원을 배양하고 보관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층 균주 배양 공간에 들어서자 책상들 위로 다양한 배양 장치와 크고 작은 용기가 어지러울 정도로 많다. 책상 위 납작한 용기인 '샬레' 안에는 옅은 황색부터 갈색까지 다양한 색의 균주가 들어있다.

이정숙 생명연 생물자원센터 박사가 생물자원 보존과정을 설명하는 모습.
<이정숙 생명연 생물자원센터 박사가 생물자원 보존과정을 설명하는 모습.>

“생물자원센터에서 배양·관리하는 균주만 3만4000주에 달합니다. 여기 눈에 보이는 것은 아주 일부죠.” 안내를 맡은 이정숙 박사의 말이다. 생물자원센터는 국내 각 연구자가 사업 종료 후 확보한 연구 성과물도 기탁하는 곳이다. 관리하는 생물자원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공간 한 켠에서는 연구원 한 명이 구멍 두 개가 뚫린 투명한 상자(챔버)에 두 손을 넣은 채 무언가 열중하는 모습이다. 주사기로 챔버 속 용기에서 용액을 뽑아내 샬레로 옮기고 있었다.

이 박사는 “균주를 비롯한 생물자원은 외부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며 “공기를 포함해 다양한 외부 요소를 차단한 채 연구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외부 환경을 차단한 챔버 속에서 생물자원 보존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외부 환경을 차단한 챔버 속에서 생물자원 보존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이곳에 존재하는 것은 균주뿐만이 아니었다. 2층에는 곰팡이와 미생물, 3층에서는 동식물 세포주와 미세조류를 배양·관리하는 공간이 있었다.

곰팡이 배양공간은 쿰쿰한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당황한 기자가 연구가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곁에 서있던 한 연구원이 “적응하면 괜찮다”며 웃는다.

대장균처럼 몇 시간 만에 자라나는 균이 있는 반면에 2~3달 노력해도 배양이 될까 말까한 것도 존재한다. 마치 '자식'을 키우는 것처럼 사랑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 다른 연구원은 “애 키우는데 퇴근이 없는 것처럼, 우리도 밤낮 없이 생물자원을 보살핀다”고 말했다.

그래도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이유는 '사명감'이다. 생물자원센터가 제 역할을 못하면, 국내 바이오산업 전반이 정체되기 때문이다. '나고야 의정서' 체제 도입에 따라 최대한 많은 자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도 일의 원동력이다.

이 박사는 “지금까지는 우리나라가 생물자원 분야에 앞서있지만 앞으로는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생물자원 발생국가의 지위를 보장하는 나고야 의정서 체제 도입으로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해야 해 더욱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