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결산-부품]스마트폰 침체 속 MLCC 호황, 카메라는 선방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되고 있다. 많은 보급이 이뤄졌고, 성능이 상향평준화하면서 신규 및 교체 수요를 유발하기 힘들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스마트폰이 등장한 2007년 이후 첫 역성장이 예상된다.

전방 산업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 국내 스마트폰 부품 업계는 품목별로 희비가 엇갈린 한해로 요약된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카메라 모듈은 선방한 반면에 인쇄회로기판(PCB), 안테나 등은 부진했다.

삼성전기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MLCC가 호황을 맞아서다. MLCC는 전류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소자다. 전자제품에 꼭 쓰이는 필수 부품이다. 스마트폰의 고성능화와 전기자동차 시대가 열리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그러나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한정돼 올 한해 MLCC 몸값이 계속 뛰었다. 세계 MLCC 시장 1위 업체는 일본 무라타다. 이 회사는 점유율이 40%를 넘는다. 2위 삼성전기는 점유율이 20%대다. 두 회사의 점유율이 60%를 넘는다. MLCC는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돼 갑작스런 출하 증가나 급격한 가격 하락이 일어나기 어렵다. 때문에 MLCC는 내년에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전자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MLCC(제공: 삼성전기)
전자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MLCC(제공: 삼성전기)

카메라 모듈은 기술 발전으로 선방한 경우다. 지난해 듀얼 카메라의 등장에 이어 올해는 트리플(3개) 이상으로 카메라가 진화했다. 전면 카메라는 싱글에서 듀얼로, 후면 카메라는 듀얼에서 트리플, 쿼드(4개)로 늘어나며 스마트폰 내 카메라 수가 증가했다. LG전자는 올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40 씽큐에 전면 듀얼, 후면 트리플을 넣어 회사는 '펜타(5개)' 카메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카메라수의 증가는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따른 부품 수요 감소를 만회하는데 큰 보탬이 됐다. 오히려 카메라 모듈 수요 확대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캠시스는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 3663억원, 영업이익 9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2.35%, 72.18% 증가했다. 엠씨넥스는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배 증가한 242억원을 기록했다. 파트론도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카메라 모듈은 내년이 더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전면 2개, 후면 3개 등 5개 카메라를 채택하고 중저가폰에서도 멀티카메라 라인업을 늘릴 예정이다. LG이노텍이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애플도 내년 아이폰 모델에 트리플 카메라를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듀얼 카메라(왼쪽)와 트리플 카메라 모듈(제공: LG이노텍)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듀얼 카메라(왼쪽)와 트리플 카메라 모듈(제공: LG이노텍)

MLCC, 카메라 모듈과 달리 PCB, 안테나 등 다른 스마트폰 부품들은 부진했다. 삼성전기 PCB 사업은 적자를 기록 중이고, LG이노텍도 부진에 PCB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있다. 지난해 애플 공급 효과를 본 인터플렉스는 아이폰도 판매가 위축되면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