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협력업체, 전속거래 벗어나 상생·동반성장 지향해야" 산업硏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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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자·자동차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전속거래를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중소 전속관계는 거래비용 최소화와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 등 주력산업 압축성장 과정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갈수록 협력업체 수익성과 경쟁력이 낮아져 수평적 협업네트워크를 구축해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을 지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주력산업 협력업체 경쟁력 저하의 원인과 시사점(전자와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전속거래가 과거와 같은 상승효과를 보기 어려운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전자산업은 대기업 수익성이 높은 반면 협력업체 수익률은 낮고, 전속업체보다 비전속업체 수익성이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대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21.9%였지만, 중소기업은 12.9%에 머물렀다.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18.1%로 중소기업(4.1%) 보다 네 배 이상 높았다. 최근에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을 소유한 기업 경쟁우위가 강화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대기업과 협력업체 모두 최근 수익성이 악화되고, 전속업체보다 비전속업체 영업이익률이 높았다.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창업 중소협력업체 역할이 강화되고 있어 기업 간 수평적 협업이 중요해졌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자와 자동차산업 중소기업은 3차까지 이어지는 수직적 거래구조를 이루고 있다. 하도급기업의 모기업 의존도는 전자 75%, 자동차 88%로 높은 수준이다.

협력업체 경쟁력 저하 원인은 위탁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경영정보를 직·간접적으로 요구하는 등 경영간섭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협력업체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해도 대기업이 적기에 반영하지 않고, 약정 및 정책 단가 인하로 협력업체 수익성이 저하되고 중소 협력업체 자금난이 심화된다. 협력업체 혁신역량이 부족하고, 부품 고부가가치화가 부진해 종속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맹지은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국내 협력업체는 대기업에 의존해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고 혁신 역량은 강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공정 전속거래와 독과점적 산업구조는 국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업간 거래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조사와 제재를 강화해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위탁기업은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종속적 거래관계가 아닌 파트너쉽 관계로 인식하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행위를 개선하고 수평적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표] 제조 하도급기업의 거래단계별 현황단위 : %>

자료 :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2017), 「2017 중소기업실태조사」

"대기업-협력업체, 전속거래 벗어나 상생·동반성장 지향해야" 산업硏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