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화재에 '레독스 플로 배터리'는 영향無…신재생 연계 대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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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의 바나듐 레독스 플로 배터리(VRFB) 에너지저장장치(ESS).
<H2의 바나듐 레독스 플로 배터리(VRFB) 에너지저장장치(ESS).>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화재 위험이 없는 레독스 플로 배터리가 차세대 ESS 배터리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도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연계 ESS 시장에 레독스 플로 배터리가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바나듐 레독스 플로 배터리(VRFB)는 발화 위험이 없는 특징으로 최근 정부의 ESS 가동 중단 권고에도 불구 정상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ESS 화재가 잇따르자 1월 완료를 목표로 전국 약 1300개 ESS 사업장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진단을 실시하는 과정에서도 충북 제천 시멘트 공장과 강원 삼척 태양광 발전설비 화재가 발생하자 안전진단이 완료되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 ESS 가동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산업부가 가동 중단을 권고한 ESS 중에는 바나듐 레독스 플로 배터리 기반 ESS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바나듐 레독스 플로 배터리 공급사와 ESS 운영 업체는 레독스 플로 배터리의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화재 위험성이 없는 만큼 계속 가동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을 내렸다.

레독스 플로 배터리는 출력을 담당하는 스택에 전해액이 흐르면서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충·방전을 반복하는 배터리다. 수명이 20년 이상으로 길고 발화 위험성이 없다. 전해액 탱크가 필요해 스마트폰이나 자동차용으로 소형화하기는 어렵지만 공간 제약이 없는 ESS용으로는 적합하다. 중국과 미국, 일본, 유럽 등은 레독스 플로 배터리 상용화에 적극이다. 중국 롱커파워는 다롄에 세계 최대 규모인 200메가와트(MW)/800메가와트시(MWh)급 바나듐 레독스 플로 배터리 ESS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에이치투가 2013년 레독스 플로 배터리를 첫 상용화한 이후 현재 충남 공주, 세종시, 전북 진안, 전북 전주 등에 설치 사례를 확보했다. 다만 현행 신재생에너지법에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 ESS만 공급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어 신재생에너지 연계 ESS 시장에는 진입하기 힘들다. 최근 발생한 ESS 화재 대다수가 태양광·풍력발전 연계형 ESS였다.

산업부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한정했던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 부여 대상을 레독스 플로 배터리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새해 초부터 신재생에너지 연계 ESS 시장에서도 레독스 플로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효율과 경제성이 높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이차전지 시장에서 선두 위치를 유지하겠지만 ESS 등 특수 분야를 중심으로 레독스 플로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가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며 “한국 ESS 시장은 세계 선두권으로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하고 있는 만큼 성장 동력을 잃지 않도록 기술과 정책적인 부분에서 미비했던 부분을 보완할 기회”라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