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푹 손잡았다...한국산 글로벌 OTT 탄생

옥수수-푹 손잡았다...한국산 글로벌 OTT 탄생
옥수수-푹 손잡았다...한국산 글로벌 OTT 탄생

SK텔레콤과 지상파 연합이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와 '푹'을 단일 브랜드로 합친다. 두 브랜드를 합병해 단일 법인으로 통합한다. 넷플릭스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대항한 연합전선 구축으로 평가된다. SK텔레콤 가입자와 자본, 지상파 방송사 콘텐츠 경쟁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SK텔레콤과 지상파3사 콘텐츠연합플랫폼은 3일 한국방송회관에서 옥수수와 푹을 통합법인을 출범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구체 협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SK텔레콤이 초반 통합법인 지분 30%를 갖되 향후 지분율을 늘려가는 데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고, 지상파3사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집중할 방침이다. 새로운 브랜드와 서비스를 출시하고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 맞는 스트리밍 기술 등을 적극 도입한다.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옥수수 946만 명, 푹 400만 명 등 1300만 가입자를 가진 대형 OTT 플랫폼이 탄생한다. 가입자 규모에서 단연 국내 최대다. 규모 경제 실현으로 콘텐츠 투자 유인이 커진다. SK텔레콤은 지상파3사 콘텐츠 확보로 해외 진출에 탄력을 받게 된다. 지상파3사 역시 OTT '판'을 키우는 데 SK텔레콤만큼 적합한 파트너를 찾기도 쉽지 않다.

옥수수와 푹이 손을 잡으면서 유료방송 업계가 요동칠 전망이다. 당장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넷플릭스와 연합한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자체 OTT 브랜드 '비디오포털'을 키워야 하는 점은 숙제다. KT는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뉴미디어사업단'을 신설하고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지상파는 넷플릭스 등 외부 OTT에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해외 OTT는 국내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지상파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직접경쟁'을 선택한 지상파가 콘텐츠를 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옥수수-푹 연합이 콘텐츠에 얼마나 투자할지 관심이 쏠린다. SK텔레콤이 통합 법인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다면 '통신사는 방송 콘텐츠에 관심이 없다'는 그간의 비판을 잠재울 수 있다. 해외 투자유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싱가포르 텔레콤(싱텔) 등 동남아권 유력 사업자가 투자자로 거론된다. 투자유치에 성공하면 해당 지역 마케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해외 유통망 다변화 효과도 기대된다. 옥수수-푹 연합은 최소한 한류 영향력이 큰 아시아권에서는 해외 유통망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로 지상파 콘텐츠 배타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콘텐츠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는 독점 공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OTT뿐 아니라 안방 TV에서도 독점 공급 가능성이 제기된다.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에 플랫폼 인 플랫폼(PIP) 방식으로 입점한 것처럼, 지상파 콘텐츠를 유료방송에 PIP로 공급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통신방송 업계 관계자는 “당장 방송 시장이 모바일로 재편되지는 않겠지만 그 방향으로 가는 건 분명하다”면서 “모바일 미디어 혁신 신호탄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옥수수·푹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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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