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명의 사이버펀치]<94>새해를 희망의 한 해로 일구는 지혜

[정태명의 사이버펀치]<94>새해를 희망의 한 해로 일구는 지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해 그림자가 얼마나 길고 어두웠는가와 상관없이 새해는 늘 변함없이 희망을 안긴다. 경제가 어렵고 실업률이 증가하는 통계치도 미투, 갑질, 적폐 청산으로 허둥대던 사회도 황금돼지가 다 먹어치우길 기대하면서 기해년이 밝았다. 오랫동안 관행으로 지나쳐 온 때를 문질러 내느라 생살이 벗겨지는 아픔도 있었지만 새해에는 희망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하나같다. 과거 아픔을 치유하다 불거진 남녀·세대·노사 간 갈등이 봉합되고 건강한 모습으로 진화하는 새해가 되기를 염원하기 때문이다.

가끔이지만 그림자의 흔적을 지우는 햇살이 없던 적은 없었다. 남북 정상이 세 번이나 만나 한반도 평화를 이야기하고, 베트남에서 축구를 가르치던 박항서 감독은 두 나라 사이에 견고한 무지개다리를 놓았다. 4차 산업혁명 열풍을 타고 여기저기 숨겨져 있던 경제 성장 징조가 모습을 드러내고, 청년들 소망이 현실화되는 것이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이 염원하는 2019년이다.

[정태명의 사이버펀치]<94>새해를 희망의 한 해로 일구는 지혜

올해는 소통과 신뢰의 문을 열어야 한다. 정권이 긴 역사를 외면하고 조급하게 서둘러서 독단으로 달려가는 모습은 실패로 치닫는 맹수의 모습일 뿐이다. 여권의 실수를 부추기는 야권도 야권을 거세게 몰아치며 권력을 즐기는 여권도 국민을 위해 싸우는 한 해의 문을 열기 바란다. 붉은 현수막으로 웅변을 토하는 일방 주장과 애써 외면하는 상대가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며 인내와 지혜를 배우면 가능하다.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고 정부가 국민을 우롱하지 않는다면 소통은 시작된다. 신문고를 설치하고 대통령이 언론에 나와 대화를 한다고 해서 소통의 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권력이라는 가면을 벗고 겸허한 자세로 민중의 한숨소리에 귀 기울이며 꼬인 매듭을 풀어 나가야 한다. 소소한 고발에 안절부절못하고 소금을 뿌려 대는 권력은 이미 부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지지율이 70%면 어떤가. 40%면 대수인가. 준엄한 역사 앞에서 국민은 진실한 정부를 간절히 원한다.

[정태명의 사이버펀치]<94>새해를 희망의 한 해로 일구는 지혜

젊은이가 일하는 즐거움을 경험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말하는 좋은 일자리가 아니라 하더라도 의미와 가치를 부여받은 일자리가 마구마구 생겨나야 한다.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세계 곳곳에서 일하는 대한민국 젊은이가 글로벌 한국의 위상은 높인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기 때문이다. 실업 수당이 아니라 가치 및 의미가 부여된 일자리, 적절한 보상이 젊은이에게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삶을 제공할 것이다. 최소임금 책정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중소기업을 응원하는 산업 정책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눈이 두 개 있는 이유는 한 곳만을 보다가 웅덩이에 빠지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새해에는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 정착(이배존운동)으로 새로운 문화 지평을 열어야 한다. 미투, 갑질, 적폐 청산이 치유된 사회 구석구석에 더 많이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으로 새로운 탑을 쌓아야 한다. 쓰레기 더미를 치운 곳은 또 다른 쓰레기로 채워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배존운동은 사회 건강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최대 수혜자는 자신이다. 스스로가 행복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전문가는 2019년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산업과 경제 정체, 사회 갈등과 반목 연속, 정치와 외교 불확실성 때문이다. 그러나 새해 희망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구는 것이다. 2019년 말미에는 우리가 일군 한 해의 모습으로 행복해 하는 우리가 되기를 염원한다.

[정태명의 사이버펀치]<94>새해를 희망의 한 해로 일구는 지혜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