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9]OLED 이어 마이크로LED 추격 시작한 中

중국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이어 한국이 주도하는 마이크로LED 기술 추격에 팔을 걷었다. 삼성전자의 상업용·가정용 마이크로LED 시장 공략에 이어 중국 TV 제조사인 TCL과 하이센스도 마이크로LED 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기술 격차가 확연해 아직은 초기 단계로 추정되지만 중국 공세가 만만치 않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9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중국 TCL과 하이센스가 마이크로LED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후발주자로 나선 TCL은 2400만개 LED를 사용한 '시네마월'을, 하이센스는 4K 해상도 '아도니스MD'를 각각 전시했다. 두 회사 모두 구체 제품 스펙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삼성에 이어 마이크로LED 시장 진입을 공식화했다.

CES 2019 개막을 이틀 앞둔 6일 (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아리아호텔에서 열린 삼성 TV 퍼스트 룩 2019 행사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VD사업부장 사장이 세계 최소형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75형 스크린을 공개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CES 2019 개막을 이틀 앞둔 6일 (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아리아호텔에서 열린 삼성 TV 퍼스트 룩 2019 행사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VD사업부장 사장이 세계 최소형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75형 스크린을 공개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삼성전자는 CES 2019 개막 이틀 전인 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아리아 호텔에서 75인치 마이크로LED를 공개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마이크로LED 사업 확대에 불을 댕겼다. 지난해 선보인 146인치 마이크로LED보다 픽셀 간 거리는 4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화소 1개 크기는 약 16분의 1로 줄여 75인치에서도 동일한 4K 해상도를 실현했다.

마이크로LED는 큰 화면보다 작은 화면에서 고해상도를 구현하는 게 더 어렵다. 같은 4K 해상도라면 더 작은 면적에서 동일한 픽셀수를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46인치 마이크로LED에서 0.83㎜ 수준의 픽셀 간 거리를 구현했다. 이번 75인치 마이크로LED에서는 픽셀 간 거리가 약 4분의 1로 줄어든 0.2㎜ 안팎 수준으로 상당히 기술을 개선했다고 파악된다.

화소 크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146인치에 적용한 화소는 가로 0.1㎜, 세로 0.2㎜ 이상으로 추정된다. 집적도가 네 배 높아진 만큼 화소 1개 크기는 약 15배 작아졌다.

삼성전자는 별도 개최한 퍼스트 룩 행사에서 75인치 마이크로LED를 공개했지만 컨벤션센터에 있는 전시장에 해당 제품을 전시하지 않았다. 경쟁사에 제품을 많이 노출하면 불리하다는 판단이 깔렸다. 컨벤션센터에서 가장 먼 아리아 호텔에 별도 전시장을 만들고 사전 신청 고객사에만 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을 추격하는 TCL과 하이센스는 다소 공격적으로 제품을 전시했다. 다만 구체 기술은 제한적으로 공개하는데 그쳤다. 화소도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TCL이 CES 2019에 전시한 마이크로LED TV 시네마 월 (사진=전자신문DB)
중국 TCL이 CES 2019에 전시한 마이크로LED TV 시네마 월 (사진=전자신문DB)

TCL은 2400만개 마이크로LED를 사용한 '시네마월'을 전시했다. 어두운 곳에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밝고 선명한 화면을 강조했다. 100만분의 1 고명암비와 고색재현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구체 패널 크기나 추가 기술 설명은 없었다. 70~80인치대로 추정된다.

하이센스가 CES 2019에서 공개한 모듈러 방식 마이크로LED 아도니스MD (사진=전자신문DB)
하이센스가 CES 2019에서 공개한 모듈러 방식 마이크로LED 아도니스MD (사진=전자신문DB)

하이센스는 4K 해상도 마이크로LED '아도니스 MD(모듈러 디스플레이)'를 전시했다. 145인치 크기로 제작했다. 에너지 절감 기술을 반영해 일반 LED 디스플레이보다 에너지 효율이 30% 이상 높다고 하이센스는 설명했다. 휘도와 색차를 보정해 깊은 블랙 색상을 구현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LG전자는 마이크로LED를 개발했으나 올해 CES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가정용 TV가 아닌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하고 있어 오는 6월 열리는 B2B(기업 대 기업) 전시회에서 공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IFA에서 173인치 마이크로LED를 공개한 바 있다.

루멘스가 CES 2019에서 시연한 139인치 4K 마이크로LED (사진=전자신문DB)
루멘스가 CES 2019에서 시연한 139인치 4K 마이크로LED (사진=전자신문DB)

국내 중소기업 루멘스는 지난해 이어 올해 CES에서 한층 완성도를 높인 마이크로LED를 시연했다. 올해 모듈 간격이 잘 눈에 띄지 않도록 하는 기술 등을 보강해 139인치 UHD 해상도 패널에서 영상을 직접 시연했다.

루멘스가 개발한 마이크로LED는 픽셀 간격이 0.8㎜다. 1개 모듈의 가로 세로 크기가 96×96㎜다. 2000니트 밝기를 구현한다. 목표 시장을 실내 광고 부문으로 삼고 지속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워낙 빠르게 기술을 추격하고 모방하다보니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전시회에 최신 전략 제품을 공개하는 것을 놓고 부담이 커졌다”라며 “지난해 삼성전자가 첫 마이크로LED를 공개한 후 중국에서 차세대 기술 확보 일환으로 마이크로LED 개발에 뛰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