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없이 8900억원 번 포켓몬고... 국내 게임사도 IP 활용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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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은 지속 성장하는 지식재산권(IP)의 대표적인 예다.
<포켓몬은 지속 성장하는 지식재산권(IP)의 대표적인 예다.>

'포켓몬 고'가 작년 한 해 7억9500만달러(약 8935억원) 매출을 올렸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 거둔 성과라 화제다. 지속 성장하는 지식재산권(IP) 강력함이 만들어낸 결과다. IP 소비에 집중하는 국내 게임사에게 신규 IP 지속창출, 성장이라는 과제를 안겼다.

9일 시장조사기업 센서타워 보고서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포켓몬고는 8935억원을 번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매출보다 35% 증가한 수치다.

포켓몬 고는 작년 몇 차례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친구 시스템과 새로운 리서치 작업, 교환과 트레이너 간 전투를 추가했다. 새로운 포켓몬 세대도 업데이트했다. 혁신적이거나 새로운 기술 요소보다는 IP가 보유한 거대한 사용자풀이 영향력을 발휘했다.

현재 포켓몬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으로 제작되고 있다. 디스플레이를 넘은 오프라인 상품도 제작돼 세계 곳곳에서 오래도록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국내 게임사가 올해 출시할 기대작과 개발 중인 작품들은 대부분 IP를 활용한 작품이다. 하지만 IP활용 사업은 대부분 단편적, 부분적 이용에 그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기존 IP를 세련되게 활용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기 때문이다.

원작 특징을 살리기 위한 비즈니스모델과 마케팅에 집중해 파격적인 확장이 가능한 게임이 줄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르, 콘텐츠, 게임성 여러 방면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찾아 나감으로써 IP 가치 창출 시도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몇몇 업체는 제휴작 확보와 IP 육성으로 혈로를 뚫는다. 넥슨 '듀랑고'는 예능 '두니아 처음 만난 세계'로 확장했고 배틀그라운드는 의류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상품을 출시했다. 게임과 패션의류 협업은 루이비통, 유니클로 등 해외에서도 시도하는 추세다. 데브시스터즈와 카카오게임즈는 팬시 사업으로 IP가치를 상승시켜 게임 모객으로 연결하고 있다.

넷마블은 자체 IP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세븐나이츠'를 콘솔로 확장하고 후속작을 제작한다. 방탄소년단을 활용한 게임을 제작함으로써 인접 엔터테인먼트산업과 융합을 시도해 IP가치를 부여한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소울' 뮤지컬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미 강력한 IP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도 활용에 고심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미르의전설'IP 확장을 위한 신규 법인을 설립해 웹툰, 애니메이션, 소설 등 IP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엔씨소프트 '리니지' 역시 게임과 연계된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시간, 자본이 충분치 않은 중견 게임사는 새로운 IP를 창출하거나 IP를 확장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견 게임사 사업팀장은 “IP발굴이 갈수록 어려워져 클래식 게임, 웹툰, 웹소설 등으로 눈길을 주는 상황”이라며 “신규 IP를 창출 중요성은 알지만 기업이 대부분이 캐시카우가 없는 상황에서 한 작품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