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대마 합법화됐지만, 처방 범위 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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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됐지만 처방범위가 제한돼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처방 대상자와 품목을 규제해 환자 불편이 지속된다는 주장이다.

한국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희귀·난치성질환 환자 원활한 치료를 위해 대마처방 허용 확대, 대마처방 간소화를 주장했다.

3월부터 질환 치료 목적으로 대마 성분 의약품 처방이 허용된다. 지난해 11월 국내 대체 의약품이 없는 희귀·난치질환 환자에게 해외에서 허가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수입해 사용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료용 대마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마 성분 포함 의약품 처방범위를 제한했다. 국내에서는 대마 성분 의약품 4종으로 처방범위가 한정됐다. 의약품 수입에 약 2개월이 소요되는 데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서만 공급받는다.

한국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는 9일 프레스센터에서 의료용 대마 처방 확대 촉구을 위한 기자회견을 했다.
<한국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는 9일 프레스센터에서 의료용 대마 처방 확대 촉구을 위한 기자회견을 했다.>

뇌전증 등 난치성 환자는 정책이 시행되면 미국·영국 등에서 팔리는 대마 성분 의약품을 수입해 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6월 허가를 받은 첫 CBD오일 정제 의약품(에피디올렉스)도 구입이 가능하다. 다만 대마초에서 유래됐다고 하더라도 의약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다른 종류의 CBD오일, 대마 추출물 등은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강성석 운동본부 대표는 “환자와 환자 가족, 관련 단체가 국회를 설득해 마약법에서 의료 목적 대마를 사용하도록 규정했는데 특정 외국 제약회사에서 만든 일부 의약품만을 허용한다는 시행령은 취지에 어긋나는 위법적 요소가 있다”고 꼬집었다.

강 대표는 “합법 범위 내 대마 전초 처방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신속하고 원활한 치료를 위해 다양한 대마성분 의약품을 사용할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의료용 대마가 뇌전증과 자폐증, 치매 등 일부 질환에 효능이 있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중국, 미국, 캐나다 등 다수의 나라는 이미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했다.

대한한의사협회도 합법 범위에서 대마 전초 처방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은경 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식물 채취된 대마는 한약으로 볼 수 있다. 외국 수입 대마뿐 아니라 한의사가 환자 치료를 목적으로 필요한 경우 대마 전초를 치료에 활용하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일각에선 전면 합법화 주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용 대마 합법화가 세계적 흐름이지만 아직은 임상 근거가 충분하지 않고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의료용 대마 처방 범위가 확대될 경우 기호용 대마 허용도 가능해지거나 오남용 우려가 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