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로페이 민간에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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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시범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문제를 안고 제로페이(소상공인 간편결제) 본사업을 강행한다.

결제사업자 대상 사업설명회를 준비했으며, 본사업 참여 결제사업자 모집에도 나섰다. 참여 사업자를 위해 QR키트, 결제단말기, 판매시점정보관리(POS) 단말기 업그레이드 등 간편결제 인프라 구축 비용까지 지원하기로 관련 기관 간 합의도 마쳤다. 각종 할인과 포인트 지급제 등 소비자 유인책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애쓴 노력이 묻어난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물론 박원순 서울시장도 각종 미디어에 출연,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범사업 기간에 드러난 핵심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먼저 사업자 간 갈등으로 번진 충전(펌뱅킹) 수수료 인하 문제가 남아 있다. 민간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이지만 해결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펌뱅킹 수수료 문제는 비바리퍼블리카, 카카오페이 등이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주된 이유였다.

선불결제 허용 문제도 여전하다. 은행 계좌에 예치된 돈으로만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미 형성된 선불사업자 시장을 인정하지 않는 셈이다.

최근에는 제로페이 같은 QR 기반 신용카드사 연합 서비스도 등장했다. 가맹점 규모 등 객관화된 지표만으로도 제로페이보다 좋아 보인다. 이 밖에도 제로페이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 같은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본사업 앞에 험로가 예상되지만 소상공인 결제수수료 인하라는 제로페이 도입 정책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 사업 발표 이후 카드수수료 인하가 이뤄졌고, 수수료가 싼 간편결제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굳이 정부가 제로페이를 이끌어 갈 요인이 사라졌다. 이제 와서 사업을 접을 수 없다면 운영을 민간(결제허브시스템 운영사)에 넘기면 된다. 교통카드 사업 운영사인 한국스마트카드를 생각하면 된다. 제로페이, 이만하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