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용 '스텔스 드론' 개발 전쟁...미 중 유럽 경쟁, 한국은?

100억 들여 온산 공장 증설 11월 완공되면 연간 5만톤 생산

미국, 유럽, 중국, 러시아 등이 군사용 '스텔스 드론' 개발 경쟁에 돌입했다. '스텔스 드론'은 상대 레이더 망에 잡히지 않는 비행체다. 향후 전략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국이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중·장기 계획만 설정돼 있을 뿐 연구는 미진하다.

프랑스 다쏘가 연구를 이끌고 있는 스텔스 드론 뉴론(nEUROn). <사진=다쏘>
프랑스 다쏘가 연구를 이끌고 있는 스텔스 드론 뉴론(nEUROn). <사진=다쏘>

10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유럽 국가는 스텔스 드론을 개발하기 위해 '의기투합'하고 있다. 프랑스 다쏘 사가 뉴런(nEUROn)이라는 스텔스 드론 개발을 이끌고, 유럽 각국 기업이 컨소시엄을 꾸려서 공동 개발에 나섰다.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Leonardo), 스웨덴의 SAAB, 스페인의 에어버스, 그리스의 HAI, 스위스의 RUAG 등이 손잡았다. 이미 2012년 12월 이후 150회 시험 비행을 거쳤고, 지난 12월에는 두명의 스페인 유로파이터 전투기 조종사가 이 드론과 함께 비행하며 성능을 시험했다. 스페인 국방부는 “전투기에 장착한 레이더, 열 화상 센서, 단거리 미사일 등으로 스텔스 드론 식별을 훈련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아예 스텔스 드론 비행 장면까지 공개했다. 중국 공영방송 CCTV는 최근 중국항천과공집단(CASIC)이 개발한 스텔스 드론 '스카이 호크'가 상공을 비행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양 날개 길이가 총 22m인 이 거대한 스텔스 드론은 약 3000m 상공에서 지상의 차량 번호를 인식하고, 40시간 동안 연료 주입 없이 날 수 있다.

CASIC은 지난해 11월 또 다른 스텔스 드론인 'CH-7'이라는 기기를 중국 광둥에서 열렸던 '2018 주하이 에어쇼'에서 공개한 바 있다.

중국 군사 전문가 쑹중핑은 “이 무인기에 대해 단계별로 공개가 이뤄지는 것은 예정대로 개발돼 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조만간 실전 배치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은 RQ-170, X-47B 등 기기로 스텔스 드론 연구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는 국가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말 미국 공군사관학교는 2007년부터 개발해온 대형 스텔스 드론으로 올해부터 시험 비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9월 미군이 미국 유타주 생화학병기실험소에서 시험 비행에 들어간다.

스텔스는 상대의 레이더, 적외선 탐지기, 음향탐지기, 육안에 의한 탐지를 포함한 모든 탐지 기능에 대항하는 은폐 기술이다. 스텔스 전투기는 잘 알려져 있지만, 이 기술을 드론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강왕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단장은 “형상 설계는 어렵지 않지만 레이더를 흡수하는 도료 기술, 엔진 열 차폐 기술을 드론에 구현하기 어려운데다 중량까지 고려해야 해서 첨단 기술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중·장기적인 스텔스 드론 개발 로드맵은 마련돼 있으나 뚜렷한 진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드론 업계 관계자는 “2010년 초반에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왔지만, 기초 기술 개발만 있었을 뿐 형상으로 나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고도 무인기 개발 다음 단계인 스텔스 무인기는 축소형 기기 형태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개발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