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전기이륜차 배터리 시장 잡아라…삼성·LG·파나소닉 경쟁 가열

파나소닉이 북미 최대 자전거 제조업체인 켄트인터내셔널과 협업해 선보인 켄트인터내셔널 산하 유니베가 브랜드 전기자전거. (사진=파나소닉)
파나소닉이 북미 최대 자전거 제조업체인 켄트인터내셔널과 협업해 선보인 켄트인터내셔널 산하 유니베가 브랜드 전기자전거. (사진=파나소닉)

전기자전거와 전기이륜차 등 경전기이동수단(LEV) 시장이 새로운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처로 각광받고 있다. 각 배터리 제조사도 이 시장을 잡기 위해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파나소닉은 최근 북미 최대 자전거 제조업체인 켄트인터내셔널과 파트너십을 맺고 미국 시장에 전기자전거 3종을 출시하기로 했다. 파나소닉은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박람회 CES 2019에서 자사 배터리 팩과 모터를 장착한 켄트인터내셔널 산하 브랜드 자전거를 선보였다. 현재 일본 전기자전거 시장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파나소닉은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미국 전기자전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삼성SDI도 CES 기간 중 세계적인 모터사이클 회사인 할리데이비슨과 협업을 발표했다. 할리데이비슨이 내놓는 첫 전기 모터사이클 '라이브와이어(LiveWire)'에 삼성SDI 배터리 팩이 탑재된다. 라이브와이어에는 삼성SDI가 주로 전기차용으로 공급하는 각형 배터리가 탑재된다. 전기 모터사이클에도 배터리를 공급하며 다양한 친환경차 부문으로 공급처를 확장하게 됐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외에 전기자전거용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서도 1위를 지키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난징에 위치한 소형 배터리 공장에 2020년까지 6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전기자전거와 전기스쿠터 등에 많이 쓰이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 증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이뤄진다.

전기자전거와 전기모터사이클, 전기스쿠터 등 전기이륜차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동성을 제공하면서도 대기오염과 교통체증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체 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다. 그동안 중국 시장이 중심이었지만 최근 유럽과 북미에서도 관심이 늘고 있다. 파나소닉은 세계 전기자전거 판매량이 2023년까지 4000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배터리 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기존 전기자전거나 전기스쿠터 배터리로는 니켈수소(Ni-MH) 배터리나 납축전지가 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용량과 효율이 높은 리튬이온 배터리로 점차 대체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360마켓업데이트에 따르면 전기자전거용 배터리 시장은 2022년까지 38억달러 이상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피처 리차드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독일 연방환경청 연구에 따르면 도시에서 전기자전거 같은 경전기이동수단이 자동차보다 10㎞ 더 빠른 속도를 보였다”면서 “도시화 가속화로 차량 수가 증가하고 교통 정체로 인해 운송 비용과 환경 오염이 증가하는데 따른 대안으로 전기자전거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 2025년 300억달러 이상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