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아케이드게임 30% 불법 개·변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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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게임장 단속 이미지.(사진=전자신문DB)
<불법 게임장 단속 이미지.(사진=전자신문DB)>

전체 이용가 아케이드 게임 세 개 중 한 개가 불법 개·변조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 불법 게임장을 없애기 위한 정부 차원 전방위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전 심의 담당기관 허술한 감시망을 뚫고 신종 불법 게임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회장 박성규)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동안 등급 분류 통과 게임을 분석한 결과, 전체이용가 게임 중 3분의 1이 불법 개·변조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체감형 게임을 뺀 비디오게임물은 90% 이상이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다.

불법이 의심되는 게임은 파친코, 포커처럼 도박을 묘사한다. 청소년게임장에는 적합하지 않은 저가 게임기를 쓰면서 IC카드 부착이 허용된 게임도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2018년 9월 19일 열린 등급분류 회의에서 15개 게임이 심의 대상에 올랐다. 이 가운데 3개 게임은 등급거부 조치를 당했다. 나머지 12개 게임은 등급을 받았다.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이 8개, 전체 이용가는 4개였다.

협회는 전체이용가 게임 중 3개를 지적한다. 이들 게임은 카지노 슬롯머신 이미지를 사용했다. 2018년 12월 5일에는 사행성 파친코 게임 '야마토' 이미지를 그대로 따라한 게임물이 전체이용가로 등록됐다. IC카드 부착도 허용됐다. 야마토는 일본 최대 인기 파친코 게임이다. 성인 게임물조차 파친코를 묘사하면 등급이 나오지 않는다. IC카드도 성인게임장에선 불법 환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쓸 수 없다.

IC카드는 정보를 입력한 사람이 아니라면 내용물 확인이 어렵다. 불법 게임장 대부분은 IC카드를 환전 도구로 사용한다. 개·변조 유무 역시 단속으로 잡아내긴 쉽지 않다. 그래픽 화면은 손대지 않고 게임 진행만 자동으로 바꾸는 식으로 감시망을 피하기 때문이다.

2018년 마지막 등급분류 회의에서는 1개 게임이 전체이용가 등급을 획득했다. 게임을 시작하면 고래, 상어, 거북이, 문어가 화려하게 등장한다. 과거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를 연상케 한다. 청소년게임장 어디를 가도 볼 수 없는 게임이다.

협회 관계자는 “청소년용이 아니라는 것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는데, 전체이용가로 등급분류 되고 있다”며 “관련 기준을 서둘러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성인오락실 규제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본다. 규제가 약한 청소년게임장으로 파고들기 위해 전체이용가로 등급을 받은 뒤 불법 개·변조하는 수법이 판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청소년게임장은 성인오락실과 달리 운영정보표시장치(OIDD)를 부착하지 않아도 된다. 영업시간도 자유롭다.

담당기관도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올해 초 등급분류 규정 일부 개정안을 공표했다. 사행성 게임 규제를 강화하는 조항이 담겼다. 그러나 2012년에도 개·변조 논란이 일었다. 곧바로 심의 기준이 상향됐지만 당시 상황이 지금까지 되풀이되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규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장은 “등급분류 참가자에 대한 책임제 도입이 요구된다”며 “업계 모니터링 결과를 심의에 반영하는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법 게임물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려면 건전한 성인게임 시장도 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관계자는 “전체이용가 게임 사행화 부분을 중요한 이슈로 보고 있다”며 “관련 협단체와 간담회를 열어 대응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