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고객가치혁신 2.0' 행보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차세대 메시징 서비스 'RCS(RCS, Rich Communication Services)'를 삼성전자 갤럭시S9과 갤럭시S9 플러스, 갤럭시노트9을 통해 15일부터 제공하기 시작했다. 갤럭시S8, 갤럭시S8 플러스, 갤럭시노트8에는 내달 적용한다.
RCS는 데이터 기반 메신저형 서비스다. 기존 단문메시지(SMS)·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에 대용량 파일전송, 그룹채팅 기능 등을 추가한 서비스다.
별도 앱 설치 없이 기존 문자메시지 앱을 업데이트(갤럭시S10은 기본 탑재)하면 이용할 수 있다. 5MB 이하 사진과 짧은 동영상은 데이터 차감 없이 원본 그대로 전송 가능하다. 최대 전송 가능 파일 크기는 100MB다.
SK텔레콤은 “기존 모바일 메신저는 이용량에 따라 데이터가 차감되고 경우에 따라 사진과 영상을 압축해 발송한다”면서 “RCS는 5MB 파일까지 이 같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RCS에는 그룹채팅, 읽음확인 등 모바일 메신저 기능이 대부분 포함됐다. 하반기부터 기프티콘 선물과 간단한 송금 기능을 추가, 생활 속 소통을 돕는 서비스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상반기 KT, LG유플러스와 RCS 연동을 완료한다. 연내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물론 다른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스마트폰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기업 고객 대상 RCS도 선보인다. 기업은 고객 공지, 이벤트 홍보 등 문자메시지를 텍스트와 링크, 간단한 이미지 파일로 제공했다. 기업용 RCS는 사진과 영상 등 멀티미디어와 링크 버튼을 카드메시지 형태로 제공한다.
〈뉴스해설〉 메시징 서비스 주도권 탈환···고객가치혁신 2.0 출발점
SK텔레콤 RCS 서비스 출시는 메시징 서비스 주도권 탈환을 위한 신호탄이자, 고객가치 혁신 2.0 출발점이다.
SK텔레콤 등 이통 3사는 2012년 RCS 서비스 '조인'을 선보였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별도 앱 설치, 유료화 계획 등이 저변 확산 걸림돌이 됐다. 본질적으로 카카오톡 등 기존 메신저를 극복하지 못했다.
SK텔레콤이 RCS를 출시하는 건 SK텔레콤은 물론 이통사와 제조사가 여전히 메시징 서비스 시장 중요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고객 확보는 물론 수많은 빅데이터와 금융 등 신규 서비스 발굴 측면에서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의중이 반영됐다.
SK텔레콤은 3년여 전부터 RCS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LG유플러스는 2017년 LG전자 단말에서 RCS 서비스를 시작했고 KT는 지난해 말 '채팅'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했다.
성공 가능성은 예단할 수 없다. 이통사가 택배, 기업 홍보 등 여전히 문자메시지가 필요한 영역을 타깃으로 할지, 기존 메시징 서비스와 정면 대결을 펼칠지는 관전포인트다. 기존 메시징 서비스와 경쟁한다면 '차별화'가 관건이다.
SK텔레콤 고객가치혁신 2.0 출발점이라는 점에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CES 2019'에서 “RCS를 비롯한 고객가치혁신 2.0 서비스를 순차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이 지난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에서 고객가치혁신을 발표한 이후 SK텔레콤은 다양한 혁신 활동을 벌여왔다.
무약정 고객에게 포인트 지급, 자동안심 T로밍, 멤버십 할인한도 폐지, 스마트폰 렌탈 서비스, 티플랜 요금제, 1020 브랜드 영(0), 괌·사이판 패스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도 지난해 못지않은 변화와 혁신이 예상된다. RCS가 그 신호탄이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