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에 갇혀 진퇴양난에 빠진 삼성SDS…M&A 등으로 신성장 동력 마련 시급

삼성SDS 사옥. 전자신문DB
삼성SDS 사옥. 전자신문DB

삼성SDS 매출액 가운데 삼성 계열사 등 내부거래 비중이 90%에 육박했다. 올해 대외 사업 확대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대내외로 여건이 여의치 않다. 최대 매출처 삼성전자는 올해 정보기술(IT) 지출을 줄이는 기조다. 공공·금융 등 신규 시장 재진입도 쉽지 않다. 인수합병(M&A)·신사업 강화로 신성장 동력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S는 2017년 매출 가운데(물류BPO 등 해외사업 매출 제외) 88%를 계열사에서 기록했다. 2010년부터 삼성SDS가 내부거래를 공시한 이후 가장 큰 수치다. 내부거래 공시 직후 50%였다가 9년 만에 90% 수준으로 육박했다. 업계는 지난해에도 삼성SDS 내부거래 비율이 2017년과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SDS는 2017년 삼성전자 종속계열사 외 대외 사업까지 확대하면 내부거래 비중이 73.5%로 줄어든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삼성 관계사 등을 제외한 순수 대외 사업 매출은 10%가 채 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SDS 최대 매출처인 물류BPO는 해외 삼성전자 계열에서 대부분 매출이 발생한다”면서 “최근 합작법인 등 설립으로 해외 대외 사업을 강화하지만 굵직한 사업 수주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성SDS는 올해 대외 사업 강화를 화두로 내세웠다. 대외 사업을 늘려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다. 상황은 여의치 않다.

대외로 국내 IT 서비스 시장이 침체기다. IT 시장조사업체 KRG는 국내 IT 서비스 시장이 앞으로 10년 동안 3%대 저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클라우드, 5세대(G) 이동통신 등 신규 시장이 열리지만 삼성SDS는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클라우드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외산 기업 강세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SDS가 대외 신규 매출 확보를 위해 접은 공공과 금융 시장의 재진출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분석했다. 홍원표 삼성SDS 대표도 올해 대외 사업 매출 확대를 강조했다. 공공사업은 이익률이 낮지만 매출 확대 차원에서 진출을 적극 타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S는 지난 2012년 공공 시장의 대기업 참여 제한이 시행되면서 사업을 축소했다. 관련 인력 상당수가 다른 부서로 이동하거나 퇴사했다. 금융은 LG CNS, SK주식회사 C&C 양사가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SDS가 혁신 기업 M&A 등으로 신기술을 확보, 대외 사업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창훈 KRG 부사장은 “올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 전반이 IT 부문 지출을 줄이는 상황에서 삼성 의존도가 높은 삼성SDS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짙다”면서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신규 사업 관련 내부 연구개발(R&D) 외에 M&A를 적극 펼쳐서 대외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