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 소통, 행동으로 보여 줘라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인과의 소통 공간을 넓혀 가고 있다. 15일 대기업 총수와 중견기업인 등 13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개최했다. 청와대에서 언급했듯 경제계와의 소통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민간과 정부가 함께 혁신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로 열렸다. 기업인과의 대화는 지난 7일 중소·벤처 기업인과의 만남에 이어 이 달에만 두 번째다. 새해 벽두에 약속했듯 경제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 주는 행보다.

이번 간담회는 다른 행사보다 의미가 컸다. 대한민국 대표 기업 대부분이 참석했다. 사전에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자유로운 의견이 오고갔다. 생생한 기업인 건의 사항에 대해 관련 부처가 행사 후에라도 반드시 답변하도록 문 대통령이 지시, 의례에 그친 만남이 아님을 보여 줬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한국 경제의 큰 흐름과 전환을 이끌어 왔다”면서 “올해 여러분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현장의 어려움을 신속하게 해소하는 데 힘쓰겠다”며 기업인을 격려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기업인 목소리를 듣는 자리는 많을수록 좋다. 대통령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하나에 실린 무게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청와대 보좌진과 부처 장관에게 현장을 방문하라고 백 번 얘기하는 것보다 효과가 훨씬 크다. 그런 면에서 공식이건 비공식이건 기업 소통 자리는 더 자주, 더 많이 가져야 한다.

문제는 자칫 '보여 주기' 행사에 그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7월 청와대에서 주요 기업인을 초정해 '호프 타임'을 열었다. 역시 격의 없는 분위기에서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청와대 안팎의 반기업 정서는 변하지 않았다. 이번은 달라야 한다. 직접 행동으로 보여 줘야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기업 의견을 반영해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경제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내놔야 한다. 진정성 있는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단발성 이벤트일 뿐이다. 그래서는 결코 기업이 움직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