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르노그룹, 이사회 소집...구속 중인 곤 회장 교체?

르노그룹 카를로스 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르노그룹 카를로스 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프랑스 르노그룹이 일본에서 기소된 카를로스 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곧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정부가 르노그룹에 오는 20일 정기이사회와 인사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르노의 지분 1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사회에 2석을 보유한 프랑스 정부의 이런 요구는 곤 회장의 후임 인선에 관한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연합(얼라이언스)의 수장이던 곤 전 회장은 2011~2015년 유가 증권보고서에 5년간의 연봉 50억엔(약 500억원)을 축소 신고한 혐의(금융상품거래법 위반) 등으로 작년 11월 19일 일본 검찰에 체포됐다.

이후 그는 닛산과 미쓰비시의 회장직에서 해임된 뒤 구속 기소됐다.

닛산이 곤 회장을 곧바로 축출한 것과 달리 르노는 곤 회장의 부정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곤 회장을 유임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일본에서 구속수사를 받는 곤 회장이 언제 석방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르노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쿄지방재판소가 지난 15일 곤 전 회장 측의 보석 청구를 기각한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LCI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사회 개최 요구 사실을 확인하고 “회사 경영진을 교체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감된 곤 회장을 이어 르노를 새로 이끌 기업인들도 구체적으로 거명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 프랑스의 세계적인 타이어회사인 미슐랭(미쉐린)의 장도미니크 세나르 CEO가 새 회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의 CEO로는 현재 임시 CEO를 맡은 티에리 볼로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토요타의 임원 디디에 르루와, 프랑스 생활문화기업 엘리오르의 필리프 기모 대표이사 등도 차기 CEO로 거명된다.

엘리오르 측은 기모 대표가 르노 CEO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나, 고려대상은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일각에서는 미쉐린의 세나르가 르노의 신임 회장과 CEO를 겸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르 메르 장관은 세나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위대한 산업주의자"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이 긴급히 도쿄를 방문해 닛산 측과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간 르 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재정경제부의 국장급 관료 2명이 도쿄를 방문해 닛산 측 관계자들을 만났다.

곤 회장의 체포 이후 흔들리고 있는 르노-닛산 연합의 안정화 방안 협의가 목적이었지만 르노의 회장직을 유지해온 곤 회장의 교체 방안도 논의에서 언급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