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자율주행차 눈과 귀 '레이더'

차량용 센서는 자율주행 시대 운전자의 눈과 귀 역할을 담당한다. 초음파,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이 대표적이다. 초음파 센서는 주차용으로, 카메라는 차량 전방과 주위를 인지하는데 주로 활용된다.

현대모비스가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후측방 단거리 레이더 (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후측방 단거리 레이더 (제공=현대모비스)

레이더(Radar)와 라이다(Lidar)는 비슷한 원리로 작동한다. 레이더는 전자기파를 방출하고 물체로부터 반사파를 포착해 위치와 방향, 거리를 측정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라이다는 '레이저 레이더'란 뜻으로 전자기파 대신 레이저를 송수신한다. 라이다는 아직 고가이기 때문에 양산 차종에 적용된 사례가 많지 않다.

레이더는 많은 자동차 첨단기술처럼 군사목적으로 개발됐다. 정밀한 타격과 위치식별을 위해 1930년대 상용화됐다. 현재 레이더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공항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상황을 모니터링하거나 기상환경을 측정하고 이동식 속도위반 단속장비에도 사용하고 있다.

차량용 센서로 레이더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후반이다. 지난 20년간 차량용 레이더 성능은 크게 향상됐고 반대로 가격은 낮아지는 추세다.

차량용 레이더는 탐지거리에 따라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는데 보통 단거리 레이더는 100m 미만, 중거리 레이더는 100m~200m 미만, 장거리 레이더는 200m 이상 전자기파를 송수신해 물체를 탐지할 수 있다. 탐지거리와 성능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다.

단거리 레이더는 주로 차량 전후측방에 장착해 주변 차량 위치와 속도를 인식하기 위해 활용한다. 후측방 충돌경고 시스템(BCW)이 대표 단거리 레이더 기술이다. 옆 차선 차량이 급작스럽게 끼어들거나 차선을 변경할 때 사이드미러로 위험 상황을 인지하고 알려준다.

중거리 레이더와 장거리 레이더는 차량 전방에 위치한다.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나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등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거나 전방충돌방지보조(FCA), 자동긴급제동(AEB) 등 사고를 예방하는데 주로 활용된다. 또 교차로 통과 시 가로지르는 차선의 주행상황을 파악하는 용도로도 쓰인다.

차량용 레이더는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관련 시장도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차량용 레이더 시장은 연평균 20% 가까이 성장하며, 오는 2023년 20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독일이나 북미 등 일부 선진업체에 의존하던 레이더 국산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9월 79GHz 후측방 레이더 독자개발에 성공했다. 해외경쟁사 제품 대비 속도는 2배, 정확도는 1.5배 향상했다. 무게도 절반 정도인 120g으로 줄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안에 자율주행에 필요한 레이더 4종을 모두 개발 완료할 계획이다. 고성능 전방 장거리 레이더 등은 글로벌 최고 수준 독일 레이더 설계사 2곳과 협업해 개발 중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장거리 레이더 1종, 중거리 레이더 1종, 단거리 레이더 2종 등 총 4종의 자율주행 레이더 기술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 양산은 2021년까지 순차 적용한다.

레이더 부분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완성차를 대상으로 관련 제품 수주 확대를 추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그 동안 북미와 유럽의 소수 업체가 독점해 온 자율주행 센서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