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구중심병원 특별 회계조사 착수..작년 연구비 전액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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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전경
<보건복지부 전경>

정부가 연구중심병원 9개 기관을 대상으로 지난해 사용한 연구비 전액을 회계 조사한다. 부당집행이 발견될 경우 환수, 공공사업 참여제한 등 제재와 인증제 전환 시 감점 조치까지 검토한다.

17일 정부와 병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원은 7월 말까지 연구중심병원 9곳을 대상으로 특별 회계검사를 실시한다.

회계검사는 연구비 사용실적과 세부 집행내역을 전수 조사한다. 제안요청서(RFP), 연구계획서, 사용실적보고서, 내부 연구비관리 시스템 등 사용 내역 정보가 담긴 모든 자료가 대상이다.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관리규정, 연구개발비 관리지침 등 근거 규정이나 지침에 따라 연구비 사용 적정성을 중점 살핀다.

증빙서류 보관 현황을 점검하고 집행내역과 대조해 일치 여부를 조사한다. 특히 서면조사에 그치지 않고 현장조사까지 진행한다.

회계검사 대상은 서울대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연구중심병원 9곳이다. 연구비 지원을 받지 않는 고대구로병원을 제외하고 전 기관이 포함됐다. 지난해 9개 병원 연구비는 총 377억3800만원이다.

특별 회계검사 기관은 제3자에게 위탁한다. 작년 가천대 길병원 뇌물수수 사건 특별조사에서 기존 연구중심병원 회계감사를 맡은 법인에게 맡겼다가 부실 논란이 제기됐다. 검사 초기부터 부실논란을 잠재우고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3의 회계법인을 선정한다. 병원마다 회계인력 2명 이상씩 투입돼 6개월 이상 검사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회와 논의한 결과 기존 회계감사를 맡은 기관이 아닌 제3의 기관이 회계검사를 맡고, 현장점검을 동반한 정밀검사를 결정했다”면서 “통상 회계검사가 3~4개월 정도 소요되는데, 이번 검사는 6개월 이상 진행되는 만큼 미진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꼼꼼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 전경 모습.
<가천대 길병원 전경 모습.>

이번 회계검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연구중심병원 관리 부실은 물론 비위사실까지 지적된데 따른 후속조치다. 2012년 당시 복지부 국장급 공무원은 가천대 길병원에 연구중심병원 선정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대가로 3억5000만원 상당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5월 복지부 공무원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고 병원장과 비서실장은 뇌물공여·업무상배임·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됐다. 일부 연구중심병원 성과부족, 복지부 관리실태 문제 등이 지적되면서 전면 회계조사 필요성이 제기됐다.

복지부는 특별조사로 연구비 부당 집행내역이 발견되면 국가기술법 등 관련 규정에 의거, 환수나 부과금, 공공사업 참여제한 등 조치를 취한다. 연구중심병원이 현행 지정제에서 인증제로 전환을 추진하는 가운데, 인증 신청 시 감점을 주는 것도 검토한다.

연구중심병원은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연구역량을 키우고, 성과가 환자나 산업계로 흘러가는 것을 목적으로 2014년 시행됐다. 지난해까지 10개 병원에 1000억원 이상 예산이 투입됐다. 연구중심병원은 이번 특별회계검사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방침이지만 내심 불만도 많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매년 300억~400억원 예산을 10개 병원이 경쟁해 쪼개 받는 상황인데 최근 연구 규모를 고려하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치”라면서 “이 연구비도 매년 회계감사를 받는데 이번에 특별검사까지 추가로 받는 것은 연구자 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표, 연구중심병원 연구비 현황(2018년도 기준)>

정부, 연구중심병원 특별 회계조사 착수..작년 연구비 전액 검사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