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배터리 실적 好...LG화학 중대형 첫 흑자 전망

국내 배터리 업계가 지난해 소형과 중대형 사업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중대형 배터리 부문에서 첫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도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대형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5일 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는 삼성SDI 지난 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2조7243억원이다. 전년 대비 50%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3분기에 이어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14% 증가한 25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실적은 배터리 사업이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삼성SDI 전지사업 부문 매출은 2조1000억원대, 영업이익은 1600억~1700억원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9조402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배터리 사업 매출만 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올해 사상 최초로 10조원 이상 매출과 1조원대 영업이익을 목표로 한다.

삼성SDI가 14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2019 디트로이트 모터쇼(NAIAS 2019)에 참가해 전기차용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14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2019 디트로이트 모터쇼(NAIAS 2019)에 참가해 전기차용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삼성SDI)

30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LG화학은 전지부문에서 지난 분기 1조9000억원대 매출과 700억~8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으로는 전지사업으로 6조원대 중반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전지사업에서만 10조원 이상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자동차·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서 사상 처음으로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유력시 된다.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자료:LG화학)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자료:LG화학)

국내 배터리 업계는 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시작한 이후 계속해 적자를 기록해왔다. 수주 실적이 매출에 반영되기까지 2~3년 시차가 발생하는데다 조 단위 투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 개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원재료 가격 연동이다. 배터리 업계는 지난해부터 자동차 제조사와 협의해 리튬·코발트 등 원재료 가격을 배터리 단가에 연동하는 계약을 맺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도 이르면 올해 2분기부터, 늦어도 하반기에는 중대형 전지 부문에서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아직 배터리 부문 실적을 별도로 발표하고 있지 않다. 업계에서는 증설과 수주 상황을 고려할 때 2020년 이후 전기차 배터리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배터리 시장은 기술적 어려움과 높은 안전성 요구, 큰 투자 규모, 중국 후발 배터리 업체 도태 등으로 과점화 정도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한국 배터리 업체 협상력이 강화돼 추가적인 수익성 확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