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클라우드 아시아 거점 전략' 필요하다

세계 1위 데이터센터 기업 이퀴닉스가 한국에 진출한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데이터센터 임대업을 시작한다. 이퀴닉스는 데이터센터가 필요한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데이터센터를 대여·운영해준다. 세계 50여개 국가에 200여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6만여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사업자도 이퀴닉스 고객이다. AWS, MS 등 클라우드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 추가 구축이 어려우면 이퀴닉스 데이터센터를 임대한다.

이퀴닉스 한국 진출은 몇 가지 시사점을 준다. 우선 한국 클라우드 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이다. 이퀴닉스가 아시아 여러 국가 가운데 한국을 선택한 이유도 클라우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은 빠르고 촘촘한 네트워크 환경뿐만 아니라 저렴한 전기료까지 갖춰 데이터센터 구축 최적지로 꼽힌다. 세계 1위 이퀴닉스가 한국에 상륙하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이 속속 한국 시장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은 이 같은 강점을 잘 활용해 한국이 기존 아시아 데이터센터 거점 싱가포르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 하나는 한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그간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는 그룹 계열사나 국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한국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 아시아 거점으로 부상하면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는 더욱 많아진다. 당장 이퀴닉스와 유사한 데이터센터 임대업도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욕구를 잘 간파하고 다양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개발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클라우드로 사람과 사물 등이 모두 연결된다.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한 기업과 국가가 글로벌 경제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을 아시아 클라우드 허브로 만드는 방안을 수립하는 데 정부와 기업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