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리포트]쓰면 쓸수록 활용도 높은 메신저 '텔레그램'

스마트폰 시대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이통사 단문 메시지 서비스(SMS)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메신저 서비스로 가족, 친구, 지인과 메시지를 간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건당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SMS와 달리 메신저 서비스는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이용하고, 더 많은 부가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국내는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쓰이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양하다.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텔레그램에 대해 살펴봤다. 단순 메신저 기능을 넘어 활용도가 많은 서비스다.

김태우 넥스트데일리 기자 tk@nextdaily.co.kr

◇멀티 로그인

작년 말 카카오톡이 아이패드 지원을 시작했다. 2010년에 카카오톡이 나왔으니 8년 만에 아이패드 지원을 하게 된 셈이다. 국내에서는 누구나 사용하는 카카오톡이지만 멀티 로그인 지원은 좋지 않다. 텔레그램은 ID 하나로 여러 디바이스에 제약 없이 로그인할 수 있다. PC와 태블릿 멀티 로그인은 기본, 심지어 번호가 다른 스마트폰에도 로그인이 된다. 번호가 다른 두 개 스마트폰에 하나의 텔레그램 계정으로 각각 로그인해 놓을 수 있다.

해외에 나가면 서브 단말에 현지 심을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면 대부분 메인 스마트폰에 있는 카카오톡을 로그아웃하고, 서브 단말에 로그인을 다시 시도해야 한다. 하지만 텔레그램은 그럴 필요가 없다. 메인 스마트폰 텔레그램은 그대로 두고, 서브 스마트폰에서 메인 텔레그램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된다. 메시지 수신, 발신은 당연히 메인폰, 서브폰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다.

번호가 2개라서 텔레그램 계정이 2개라면, 단말에 2개 계정을 모두 로그인해 놓을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 앱은 공식적으로 총 3개 텔레그램 계정 로그인을 지원한다. 아이폰에서는 텔레그램 앱외에 텔레그램X라는 앱을 하나 더 깔아 쓰면 된다. 텔레그램X는 안드로이드용도 있으며, 공식 앱이다.

지원하는 디바이스는 무척 다양하다. 거의 모든 운용체계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폰, 아이폰, 아이패드는 전용 앱이 제공되며, 맥, 윈도 또한 네이티브 앱이 있다. 리눅스용 앱까지 만들어 배포한다. 설치를 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웹브라우저에서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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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기능

텔레그램은 다른 메신저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번호로 가입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번호가 텔레그램 ID인 셈인데, 다른 디바이스 멀티 로그인도 이 번호로 하면 된다. 로그인 과정에서 인증 번호는 기존 로그인된 텔레그램으로 보내준다. 멀티 로그인 과정이 간단한데, 여러 단말에 로그인해 놓아 관리가 제대로 안 될 수 있고, 해킹 우려도 있다. 다행히 이는 텔레그램 보안 기능으로 해결할 수 있다. 크게 세 가지 보안 기능이 제공되며, 먼저 텔레그램 앱 자체에 패스코드를 걸어 놓을 수 있다. 많은 앱이 사용하는 기본 보안 기능이다. 당연히 지문, 얼굴 등 생체 인식 기능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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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 과정에서 추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2단계 인증도 지원한다. 멀티 로그인을 진행할 때 인증 번호뿐만 아니라 추가 비밀번호가 있어야 로그인이 된다. 멀티 로그인은 인증 번호만 있으면 진행된다. 누군가 인증 번호를 가로채기만 하면 로그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2단계 인증을 설정해 놓으면 인증 번호가 유출돼도 안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텔레그램이 로그인된 기기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활성화된 세션'이라는 기능도 제공한다. 연결을 끊어 버릴 수 있는 기능까지 품고 있다. 더는 쓰지 않는 기기에 텔레그램을 로그인한 후 로그아웃을 하지 않았다면 활성화된 세션에서 확인 후 원격으로 로그아웃하면 된다.

◇채널

텔레그램은 개인 대화방 외에 그룹 대화방과 채널방이 있다. 그룹 대화방은 이름 그대로 여러 사람이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방인데, 정원이 200명까지다. 친구, 가족 등 작은 단위 사람과 공유하는 데 적합하다.

흥미로운 건 '슈퍼그룹'이다. 슈퍼그룹은 무려 1만명까지 채울 수 있다. 모두 동일한 대화내역을 가진다. 메시지 삭제 시 항상 모두에게 삭제되며 상단에 메시지를 고정해놓으면 기존 사용자와 새로 들어오는 사용자에게 노출할 수 있다.

슈퍼그룹은 링크를 생성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쉽게 사람을 초대할 수 있다. 해당 링크를 모바일이나 PC에서 클릭하면 바로 슈퍼그룹 방에 입장하게 된다. 일일이 초대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주며, 간편하게 사람을 끌어 모을 수 있다. 공개 슈퍼그룹으로 운영할 수 있지만 비공개도 지원한다. 공개 슈퍼그룹은 텔레그램에서 검색되며 누구나 입장할 수 있다. 하지만 비공개 슈퍼그룹은 초대를 받아야 한다.

'채널'은 단방향 메시지 방이다. 채팅은 할 수 없고, 관리자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보통 채널은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많이 활용된다. 일종의 구독인 셈이다. 예를 들어 미디어에서 생산한 콘텐츠를 채널을 통해 배포하면 채널에 가입한 사람이 받아 보게 된다. 이미 국내서도 몇몇 매체에서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주제 채널이 만들어져 있다. 채널 또한 링크 생성이 된다.

일반 사용자라면 채널을 자신만의 구독 서비스로 꾸릴 수도 있다. 많은 사이트가 RSS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오면 텔레그램 채널에서 받아보는 방식이다. 자주 가는 사이트가 여러 개라면 일일이 방문하는 게 귀찮지만, 텔레그램 채널에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 많이 쓰였던 RSS 리더를 텔레그램이 대체하는 형태로 텔레그램 메신저로 수신하기 때문에 훨씬 편하다.

슈퍼그룹과 채널을 가장 활발히 쓰이고 있는 분야가 현재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 업체라면 대부분 슈퍼그룹을 통해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으며 채널로 자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메신저 본질을 이해하는 텔레그램

국내에 텔레그램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이유는 메시지 보안성 때문이었다. 텔레그램은 일찌감치 '종단간 암호화(End to End Encryption)'를 적용해 패킷 감청 등으로 메시지를 중간에서 가로채거나 서버를 압수수색하더라도 대화 내용을 엿볼 수 없도록 해놓았다. 이 때문에 텔레그램으로 옮겨간 이가 많다. 이런 논란이 일었던 당시 카카오톡에는 이런 기술이 채택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당시에 텔레그램에 가입해 놓고도 사용 빈도는 높지 않았다. 주변에 쓰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텔레그램은 자주 쓰는 메신저가 됐다. 주변에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메시지를 주고받는 용도 이외 기능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멀티 로그인으로 아이폰, 안드로이폰, 맥, 윈도 가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고, 채널 서비스로 다양한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다. 게다가 복잡한 기능 없이 메신저 본질 기능만 제공하고 있어 만족도도 높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텔레그램을 깔아놓기만 했다면 이참에 한 번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