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폰에, 현대차에' 두각내는 이지스테크놀로지

대만 지문인식센서 업체 이지스테크놀로지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 지문인식센서를 잇따라 공급하며 한국 시장 보폭을 넓히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할 갤럭시A 시리즈에 이지스테크놀로지의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센서를 적용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은 스마트폰 화면 위에서 지문을 인식해 사용자 본인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기술로, 갤럭시A90·A70·A50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이 자사 스마트폰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도입하는 건 처음이다. 삼성은 스마트폰의 메인 생체인식 기술로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전면에 내세울 채비를 하고 있다. 실제로 올 1분기 발표할 갤럭시S10 시리즈 상위 2개 모델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을 먼저 탑재한 데 이어 중가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기술 방식은 달라 갤럭시S10이 초음파, 갤럭시A에 광학식이 쓰일 예정이다. 이지스테크놀로지는 삼성에 광학식 센서를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이지스테크놀로지 홈페이지
이지스테크놀로지 홈페이지

이지스테크놀로지는 또 현대자동차에 진입하는 성과를 냈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공개한 '스마트 지문인증 출입·시동 시스템'에 이지스테크놀로지 지문인식센서가 적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 지문인증 시스템은 자동차 키가 없어도 지문을 통해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다. 도어 핸들에 달린 센서에 손을 대면 지문을 확인해 차문이 열리고, 탑승 뒤에는 지문인식센서가 내장된 버튼을 통해 시동이 걸린다. 이 시스템은 올 1분기 중국에 출시될 신형 싼타페 '셩다'에 우선 탑재될 계획이다.

이지스테크놀로지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건 기술과 시장의 빠른 변화 속에서도 굵직한 계약을 따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지스테크놀로지는 초기 A5·C7·ON7과 같은 삼성의 중저가 스마트폰에 지문인식 센서를 공급하던 업체였다. 그러다 지난해 전략 모델인 갤럭시S 시리즈 진입에 성공했다. 중저가부터 프리미엄 모델까지 사업을 확장한 데 이어 이젠 차세대 지문인식 기술로 꼽히는 '디스플레이 지문인식'까지 납품해 삼성전자 내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품질 기준이 까다로워 고부가로 평가 받는 자동차 부품 시장에까지 진입하며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관련 부품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테크놀로지 지문인식센서는 전력 관리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다. 대기 상태의 전력 소모량이 적고 응답시간이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가격정책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문으로 시동을 거는 시연 장면(자료: 현대차)
지문으로 시동을 거는 시연 장면(자료: 현대차)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