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 위스키 업계 대부 '임페리얼' 다시 품는다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

대한민국 위스키 히트 상품 제조기로 평가받는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가 '임페리얼'을 다시 품는다. 2006년 이후 13년만이다.

21일 업계와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는 페르노리카임페리얼의 법인 또는 '임페리얼' 국내 판매 대행권(판권)을 인수하기 위해 막바지 조율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협상을 벌여왔으며 이르면 금주 중 최종 결론에 이를 전망이다.

위스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양측이 이번 계약을 두고 오랜 기간 협상을 벌여왔다”며 “최종 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수 범위와 방법에 대해서는 두 가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대표가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지분 100%를 인수하거나, 아니면 임페리얼의 국내 판권만 인수하는 것이다.

매각 주체인 페르노리카 측에서는 법인 매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고용승계, 위스키 시장 변화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때 김 대표가 임페리얼의 판권만 인수하는 것이 더 유력한 것으로 본다.

임페리얼
임페리얼

페르노리카는 법인을 매각할 경우 침체에 빠진 위스키 시장에서 몸집을 줄여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 현재 임페리얼 매출이 국내 페르노리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프랑스 본사 페르노리카SA 입장에서는 로얄샬루트, 발렌타인, 앱솔루트 등 글로벌 브랜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인건비와 투자비 등을 줄여 이익을 극대화 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페르노리카는 지난해 영업정지를 앞두고 별도 자문사를 선정해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국내 다수 주류 회사와 매각을 논의했으나 협상이 지지부진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일반 주류회사가 아닌 김 대표가 임페리얼 판권을 인수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37여년 간 주류업계에서 위스키 전문가로 활약한 베테랑으로 국내 위스키 업계의 '대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 동안 두산씨그램, 진로발렌타인스, 페르노리카코리아, 골든블루,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등을 거치며 다양한 신제품을 성공적으로 이끈 위스키 업계의 산 증인이다.

두산씨그램 시절에는 '윈저'를 시장 1위로 등극 시켰고 진로발렌타인스 시절에는 세계적인 위스키 브랜드 '발렌타인'의 한국시장 진입을 성공시켰다. 이어 임페리얼 위조방지 장치인 '키퍼 캡'을 개발해 윈저에 밀리던 점유율을 역전시키기도 했다.

2009년에는 국내 최초 36.5도 저도 위스키 '골든블루'를 개발, 출시해 저도주 열풍을 일으켰다. 현재 몸을 담고 있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에서는 최초 연산 저도위스키 '그린자켓'을 개발해 위스키 업계에 이정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위스키 시장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지만 김일주 대표와 임페리얼의 재결합 소식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임페리얼의 브랜드와 김 대표의 영업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위스키 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수차례 취재의뢰에도 확정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